이재명 대통령이 1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에 대해 “개별 정치인일 때하고, 일본(이라는) 국가 경영을 총책임질 때와 생각과 행동이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한·일 정상회담 이후) 걱정이 다 사라졌다”고 밝혔다. ‘아베 신조의 계승자’로 불리는 강성 보수파인 다카이치 총리가 당선되면서 한·일 관계가 경색될 것이란 우려가 나왔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는 의사를 드러낸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 경주 국제미디어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언론에서 한·일 관계가 앞으로 기대와 다르게 가지 않을까 우려하는 듯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아마 일본 언론도 이재명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어 저 극좌인데. 걱정되는데’ 생각하셨을 것 같다”며 다카이치 총리가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대통령은 “저도 야당 지도자일 때와 여·야를 포함한 온 국민을 대표하는 대통령일 때 판단과 행동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는 전쟁이 아니지 않느냐”며 “한 부분의 대표와 전체 대표는 당연히 달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그래서 일본이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 요즘 크게 걱정 안 하지 않느냐”며 “저도 (다카이치 총리를) 만나기 전에 ‘혹시’하는 걱정을 안 한 건 아니지만, 직접 만나 뵙고 상당한 시간 대화를 나눠보니, 똑같은 생각 가진 훌륭한 정치인이란 생각 들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 표현 중에 이런 것이 있다. ‘한·일 관계는 매우 중요하고, 또 협력할 부분이 많다’”며 “저도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이런 말씀을 드렸다. ‘문제가 있으면 해결하고 과제가 있으면 협력해서 풀어가자’며 “일본도 한국도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를 처음 만나고 난 뒤) 솔직한 느낌 말씀드리면 아주 좋은 느낌 받았다”며 “걱정이 다 사라졌다”고 했다. 또 “앞으로 한·일 관계가 더 협력해서, 더 나은 단계로 나아갈 수 있겠다”며 “있는 문제를 직시하고 미래를 향해 함께 손을 잡고 나가서 한국과 일본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관계로 충분히 발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와) 자주 만나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다음엔 셔틀 외교의 정신상 제가 일본을 방문해야 하는데, 가능하면 나라현으로 가자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또 “본인(다카이치 총리)도 아주 흔쾌하게 좋아하셨다”며 “앞으로 한일 관계가 기대가 크다”고 했다.
경주=김형규/배성수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