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코로나 감염, 아기 낳았더니…" 연구 결과에 '깜짝'

입력 2025-10-31 19:50
수정 2025-10-31 20:09

임신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된 여성이 낳은 아기들은 만 3세가 될 때까지 언어 발달 지연이나 자폐스펙트럼장애 같은 신경 발달장애 진단을 받을 위험이 더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브리검(MGB) 앤드리아 에들로 박사팀은 30일(현지시간) 미국 산부인과학회(ACOG) 학술지 산부인과학(Obstetrics & Gynecology)을 통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이 병원에서 출산한 산모와 아기 1만8000여쌍의 데이터를 분석, 이 같은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전에도 임신부가 다른 질환에 걸리면 아동기 자녀의 신경 발달장애 위험이 증가한다고 보고된 바 있으며 동물실험에서도 임신 중 면역 활성화가 새끼의 정상적 뇌 발달과 이후 행동 발달을 방해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은 이번 연구에서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인 2020년 3월~2021년 5월 이 병원에서 출산한 산모와 아기 1만8124쌍을 대상으로 엄마의 코로나19 감염과 아기의 3년간 신경 발달장애 진단 간 연관성을 추적 분석했다.

그 결과 임신 중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여성의 자녀 861명 중 140명(16.3%)이 3세 이전에 언어 발달 지연, 자폐스펙트럼장애, 행동 발달 장애 등 신경 발달장애 진단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여성의 자녀 1만7263명 중 1680명(9.7%)이 신경 발달장애 진단을 받은 것에 비해 현저히 높은 비율이다.

연구팀은 "두 그룹 산모의 나이, 인종, 사회경제적 요인 등 다른 요인의 영향을 고려할 경우 코로나19 감염 여성 자녀의 신경 발달장애 위험이 비감염 여성의 자녀들보다 약 29% 더 높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신경 발달장애 위험은 남아가 여아보다 43% 더 높았고, 임신기간 별로는 임신 후기(27~40주)에 감염된 여성 자녀의 신경 발달위험이 감염되지 않은 여성 자녀보다 35% 높아 가장 위험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에들로 박사는 "이 결과는 코로나19가 임신 중 감염되는 다른 여러 질환처럼 산모뿐 아니라 태아 뇌 발달에도 위험을 초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이는 임신 중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또 논문 제1 저자인 리디아 슈크 박사는 "임신 중 코로나19 감염 후 아기에게 신경 발달의 부정적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부모가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이 위험을 이해하면 부모가 자녀의 적절한 평가와 지원을 요청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