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콘조이웨알라 "관세 전쟁으로 세계교역 위축…복수국 협정 확대가 해법"

입력 2025-10-31 17:39
수정 2025-11-01 02:00

“세계가 두 개의 무역권으로 분할되면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장기적으로 7% 줄어들 수 있습니다. 특히 저개발국이 더 큰 타격을 받을 겁니다.”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사진)은 31일 경북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진행한 한국경제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보호무역 확산은 세계 교역 위축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이같이 경고했다. 나이지리아 경제학자인 오콘조이웨알라 총장은 WTO의 첫 여성·아프리카 출신 사무총장으로 2021년 3월 취임했다.

그는 “미·중 통상 갈등과 잇따른 관세 조치로 올해 초 글로벌 무역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졌고, 회복세도 여전히 불안정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조금과 규제를 통해 교역 상대국의 시장 접근을 제한하고 공급망을 특정 지역 중심으로 재편하면서 무역 블록화가 심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처럼 무역 의존도가 높은 국가일수록 이 같은 변화의 충격이 더 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인공지능(AI) 수요 덕에 세계 무역이 예상보다 선방했지만 내년에는 그 불씨가 꺼질 수도 있다”며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같은 국가는 ‘상호의존’ 전략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블록 기반 재편은 상당하고 지속적인 GDP 손실을 초래하기 때문에 ‘단절(de-linking)’이 아니라 ‘위험 완화(de-risking)’를 추구해야 한다”며 “‘복수국 협정’이나 ‘의지가 있는 국가 연합(coalitions of the willing)’이 늘어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회원국들이 유연한 형태의 복수국 협정을 통해 새로운 규범을 만들어 가고 있는데, 이런 협력 방식이 교착된 다자체제를 보완하고 공급망의 지역화와 재세계화 흐름을 함께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향후 과제로는 분쟁해결제도의 정상화를 꼽았다. 그는 “상소기구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신뢰받는 분쟁해결체계를 복원하는 것이 목표”라며 “회원국들이 분쟁 해결을 위해 대안으로 마련한 임시 절차인 다자간 임시상소중재제도(MPIA)에 58개 회원국이 참여하고 있는데, 한국도 내년 제14차 각료회의 전에 참여를 검토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경주=하지은/김대훈 기자 hazz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