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주류시장 침체에도…나홀로 술술 팔리는 사케

입력 2025-10-31 16:56
수정 2025-11-11 16:07
일본 맥주에 이어 사케의 수입량이 큰 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엔저(低) 등의 영향으로 일본을 경험한 사람이 늘면서 일본 주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1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 1~9월 사케(청주) 수입량은 4827.7t으로 전년 동기(4252.6t) 대비 13.5% 늘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홈술’ 열풍을 타고 급증한 위스키 수입량이 같은 기간 10% 넘게 감소한 것과 대조된다. 지금 추세라면 올해 전체 사케 수입량은 6000t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케 수입량이 6000t을 넘어서는 것은 2018년(6308.4t) 후 7년 만이다.

주류업계는 엔화 약세가 장기화되고 일본 관광을 다녀온 사람들이 늘면서 사케 수요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편의점 GS25 주류 스마트 오더 플랫폼인 ‘와인25플러스’의 올 상반기 사케·백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0% 급증했다. 전체 주류 매출에서 사케·백주가 차지하는 비중도 15%로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은 일본식 주점뿐 아니라 집에서 사케를 즐기는 소비자도 많다”고 했다.

와인, 위스키 등 다른 수입 주류와 비교해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점도 수요 증가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국내에 들어온 위스키의 평균 수입 가격은 t당 1만1000달러 안팎인 데 비해 사케는 4460달러 정도로 절반이 채 안 됐다.

사케 수입량은 위스키의 3분의 1 수준이다. 주류업계는 국내 사케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유통업계는 수입 사케 라인업을 대폭 늘리고 있다. 롯데마트는 이달 중순부터 사케 ‘스모’의 1.8L 대용량 팩을 1만7900원에 판매 중이다. 지난 6월 출시한 ‘간바레오또상’ 1.8L 인기몰이에 성공하자 곧바로 후속 상품을 선보인 것이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간바레오또상을 180mL 용량 캔으로 출시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