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우리한테 왜 그래?"…美 토크쇼서 '금관' 화제

입력 2025-10-31 14:33
수정 2025-10-31 14:37

이재명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선물한 '신라 천마총 금관' 모형에 대한 미국 내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시사 이슈를 소재로 방송을 하는 토크쇼에서도 금관을 주제로 방송했다.

30일(현지시간) 미국 케이블채널 코미디센트럴의 토크쇼 '더 데일리 쇼'의 진행자 데시 리딕은 방송에서 "황금 왕관! 우리 (트럼프) 대통령을 위한 정말 사랑스럽고 사려 깊은 선물이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한국, 잠깐 얘기 좀 할 수 있을까요?"라며 카메라 방향을 바꾼 뒤 "한국, 대체 뭐하는 거냐. 우리는 지금 대통령이 '왕 놀이'에 빠지지 않게 하느라 애쓰고 있는데, 당신들이 와서 '이 멋진 왕관 좀 써 보세요'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냥 보통 나라들처럼 돈다발이나 건네라"며 "제발 그렇게 분위기 좀 망치지 말아라" 촌철살인했다. 그는 묵음으로 처리된 비속어를 섞어가면서 멘트를 이어갔고 방청석에선 폭소가 터졌다.

ABC 방송의 지미 키멀은 "한국 정부가 수백만명이 왕을 원하지 않는다며 외친 '노킹스(No Kings)' 시위를 보고 보석으로 장식된 왕관이 선물로 딱 좋겠다고 생각한 것 같다"며 "대통령이란 사람이 얼마나 쉽게 조종당하는 건지 정말로 창피하다. 마치 아이들에게 포켓몬 카드를 쥐여주는 것과 같은데 그냥 한국에서 왕이나 해보는 게 어떠냐"라고 했다.

트럼프 정부 등쌀에 내년 5월 프로그램이 끝나는 '더 레이트 쇼'의 스티븐 콜베어도 "나는 한국인들이 트럼프에게 아부했다고 말하려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지금 트럼프에게 유일하게 부족한 커다란 황금 왕관을 줬다"고 했다. NBC방송 '레이트 나잇 위드 세스 마이어스'의 진행자 세스 마이어스 역시 "그거 압니까? 카메라가 없어지자마자 트럼프가 '그거 써도 되냐'고 물어봤다던데"라고 조롱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