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6층짜리 건물 주인인 A씨는 1년 반가량 임차인을 한 명도 채우지 못해 골머리를 앓았다. 주변 소개로 사무실 특화 위탁운영 서비스를 알게 됐다. 사무 환경에 적합한 인테리어를 조성하고, 사물인터넷(IoT) 기반 원격 제어 시스템을 통해 꼬마빌딩에서 보기 힘든 이중 보안(로비 및 층 단위 출입 통제)을 구축했다. 공실 해결로 건물의 매각 추정가는 55%(55억원)가량 상승했다.
경기 침체 장기화와 공실 증가 속에 서울 강남권 꼬마 빌딩에서 임대차 관리 등을 지원하는 빌딩 위탁운영 서비스가 관심을 끌고 있다. 주요 수요층인 중소기업의 눈높이에 맞춘 리모델링으로 수익성과 건물 가지를 개선할 수 있어서다.
12일 상업용 부동산 데이터업체 알스퀘어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서울 강남 업무권역(GBD) 중·소형(연면적 1만6500㎡ 이하) 오피스의 평균 공실률은 6.85%로 집계됐다.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2%포인트(P) 높은 수준이다. 경기 침체 여파로 꼬마빌딩의 주요 임차인인 중소기업이 타격을 받은 여파다.
공간 기획, 리모델링 등으로 공간 활용도를 높인 게 건물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초 준공한 서초구 서초동 B빌딩(연면적 2942㎡)은 기존 지상 3층에서 11층으로 재건축했다. 건물주는 3배가량 늘어난 임대 면적을 채우기 위해 오피스 브랜드 패스트파이브에 통합 위탁운영(매니지드 바이)을 맡겼다. 입주사 유치, 편의시설 관리 등 건물 운영 전략을 맞춤 제공하는 게 핵심이다.
계약에 앞서 패스트파이브는 인테리어 비용과 예상 임대 수익을 계산하고, 이후 임대인이 전 층을 위탁할지, 일부 층은 직접 운영할지 결정한다. 건물 전체의 운영을 맡길 경우 패스트파이브가 임대차 계약 만료 전에 새 임차인을 발굴하기 때문에 부담을 덜 수 있다.
오피스 브랜드 스파크플러스는 꼬마빌딩을 사무 특화 건물로 전환하는 ‘오피스B’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스파크플러스가 임직원 50인 이하 중소기업을 직접 유치하기 때문에 임차인을 직접 찾을 필요도 없는 게 특징이다.
A씨 건물의 경우 1층에는 부산에서 시작한 유명 커피 브랜드의 지점이 입점했다. 2~6층은 IT 및 디자인 계열 기업들이 둥지를 틀었다. 공실 해결로 건물의 매각 추정가는 100억원에서 155억원으로 55%가량 상승했다. A씨는 “리모델링을 마치고 일주일 만에 임차인을 100% 채웠다”며 “운영 관리까지 이뤄지다 보니 안정적으로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오피스업계에서 위탁운영은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출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오피스 브랜드가 임대차 계약을 관리하는 만큼, 계약 만료 전 연장 여부를 결정하거나 새 임차 수요를 발굴하기 때문이다. 김종율 김종율아카데미 원장은 “경기 침체와 중소기업 감소로 중소형 오피스 수요가 줄어들었다”며 “강남 업무권역처럼 기업 수요가 두터운 지역이라면 위탁운영 서비스를 통해 건물 가치를 높이는 전략이 유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손주형 기자 handb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