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비 대출 받으셨어요? 대체주택 매입 금지입니다" [더 머니이스트-김효선의 부동산이지!]

입력 2025-11-06 06:30
수정 2025-11-12 17:05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과 경기도 주요 지역 37곳이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습니다. 주택 거래나 정비사업을 준비하던 시장 참여자들은 혼란에 빠진 상황입니다.

서울 재고주택의 22%를 차지하는 노후주택(준공 30년 초과) 보유자들도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습니다. 서울 전역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서 재건축은 조합설립 이후, 재개발은 관리처분 단계 이후부터 조합원 지위 승계가 제한됩니다. 재건축 조합원에게는 공급 주택 수가 1채로 제한되는 등 강도 높은 규제도 적용됩니다.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에 따라 이주비 대출 규제도 대폭 강화됐습니다. 이주비는 조합원이 기존 주택을 철거한 뒤 공사 기간 동안 거주할 임시 거처 마련이나, 세입자 보증금 반환을 위해 조합원 소유의 기존 주택을 담보로 받는 대출입니다. 이는 사업 부지를 확보하기 위한 토지 준비 자금이라는 성격도 있어서 사실상 정비사업에 있어서는 필수적인 사업비입니다.

그런데 올해 6·27 대출 규제 이후 규제지역 내 담보인정비율(LTV)은 40%로 낮아지고, 대출 한도는 주택가격과 무관하게 6억원으로 일괄 제한됐습니다. 종전 주택 감정가가 수십억원이라도 6억원 이상 대출이 불가능하기에 강남 등 주요 지역에서는 세입자 보증금 반환이나 이주 비용이 부족한 상황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번 대책의 핵심 중 하나는 공사 기간에 머물 대체주택 취득 제한입니다. 중도금이나 이주비 대출을 받은 1주택자는 규제지역 내에서 새로운 주택을 매입할 수 없게 됐습니다. 과거에는 이주 과정에서 대체주택을 구입해 1년 이상 거주하고, 신축 아파트 입주 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양도소득세 비과세 특례를 적용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단순히 비과세 요건을 채우는 문제가 아니라, 이주비 등 대출을 받았다면 취득 자체가 금지됩니다. 이는 투기 수요를 차단하려는 조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실거주 목적의 조합원들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기준은 관리처분인가 시점입니다. 10·15 대책으로 인한 규제지역 지정 전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단지는 종전 규정이 그대로 적용돼 대체주택 취득과 비과세 특례가 가능하지만, 규제지역 지정 후 인가된 단지는 이주비 대출을 받는 순간대체주택 취득이 원칙적으로 제한됩니다.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의 경우 조합설립인가가 난 단지는 조합원 지위 승계도 불가합니다. 따라서 재건축을 기대하고 주택을 매입하려면 조합설립인가 전인 추진위원회 단계나 안전진단 통과 단지가 선택지가 됩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이주비 대출을 이용하면 대체주택 취득이 불가능해, 조합원들은 한정된 6억원 내에서 세입자 보증금과 임시 거주비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놓입니다.

다만 상속으로 취득한 주택, 10년 이상 보유하고 5년 이상 거주한 1가구 1주택자 등은 예외적으로 재건축 단계와 무관하게 조합원 지위를 승계할 수 있고, 대출을 받고 대체주택을 취득한 후 비과세를 받을 가능성도 열려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예외 물건들은 희소성을 이유로 프리미엄이 붙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결국 정비사업은 사업단계·매입시점·대출여부에 따라 거래 가능성과 세제 효과가 완전히 달라지게 됩니다. 재건축·재개발 매수자는 물론 기존 조합원들도 각 단계별 규제와 세제 변화를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정비사업 관련 제도가 자주 개편되는 만큼, 매입이나 매각 등 실행에 앞서 관련 법령과 제도를 반드시 점검하는 것이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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