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E&A, 6800억 美 암모니아 플랜트 수주

입력 2025-10-30 17:08
수정 2025-10-31 00:58
삼성E&A가 미국에서 대규모 친환경 플랜트(공장) 건설 수주에 성공했다. 삼성E&A의 미국 친환경 에너지 시장 첫 수주로 미국 시장 확장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의미가 있다. 특히 이번 사업은 한·미 정부가 공동 참여하는 국가 단위 프로젝트로, 한국 친환경 플랜트 엔지니어링 기술이 미국 청정에너지 시장에서 인정받은 상징적 사례라는 평가다. ◇한·미 정부도 프로젝트 참여
삼성E&A는 30일 미국의 친환경 암모니아 생산기업 와바시밸리리소스와 ‘미국 와바시 저탄소 암모니아 플랜트’ 설계·조달·제작(EPF)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 규모는 6800억원으로, 기간은 30개월이다.

플랜트는 인디애나주 웨스트 테러호트에 건설되며, 삼성E&A가 직접 설계를 수행하고 주요 설비 제작도 맡는다. 와바시밸리리소스는 완공 후 연간 50만t의 암모니아를 생산하고 167만t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게 된다. 생산된 암모니아는 미국 중서부 농지대의 비료로 공급된다.

삼성E&A는 디지털트윈(DT), 인공지능(AI) 등 스마트 플랜트 기술을 프로젝트에 적용한다. 이산화탄소 탄소포집 시설 설계에선 탄소 포집 원천 기술을 보유한 하니웰유오피와 협력한다. 양사는 2023년부터 탄소 포집·저탄소 연료 분야 협력을 이어왔다.

프로젝트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미국 에너지부(DOE)와 한국 국토교통부·기후에너지환경부가 공동 펀드를 조성해 추진하는 한·미 공동 투자형 국가 프로젝트여서다. 한·미 경제협력이 강화되는 흐름 속에서 양국은 청정에너지 분야에서도 협업을 늘리고 있는데, 삼성E&A가 이런 분위기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친환경 플랜트 기업으로삼성E&A는 친환경 플랜트 분야에서 기술적 장벽이 세계 최고 수준인 미국 시장에 진입한 만큼 이를 발판으로 글로벌 수주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미국 내 실적을 레퍼런스로 삼아 친환경 플랜트 사업 비중을 대폭 늘리겠다는 것이다. 삼성E&A 관계자는 “지난해 사명을 삼성엔지니어링에서 미래 친환경 사업의 의미를 담은 삼성E&A로 바꾸는 등 친환경 플랜트 부문에 투자를 늘려왔는데 성과가 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삼성E&A는 최근 1년간 말레이시아 바이오정유 플랜트(1조3700억원), 아랍에미리트(UAE) 생분해성 플라스틱(PLA) 플랜트, 인도네시아 친환경 LNG 플랜트 기본설계(360억원) 등 에너지 전환 분야에서 2조원 이상의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회사는 매년 수주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실적도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7067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되는 이 회사는 친환경 플랜트 중심의 신규 수주가 본격 반영되면서 내년엔 8223억원, 2027년 8911억원 등으로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E&A는 미국 존슨매티, 캐나다 스반테, 영국 카본클린 등 글로벌 친환경 플랜트 기업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며 핵심기술 확보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