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반도체 투자 고민한다면

입력 2025-10-30 17:22
수정 2025-10-31 00:25
한국 증시와 메모리 반도체를 얘기하지 않을 수 없는 시기다.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이후 20% 넘게 올랐다. 주요국 증시 중 최상위 성과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기여가 결정적이다. 한국 증시의 선전은 메모리 반도체의 힘이다. 핵심 질문은 ‘메모리 반도체 호황이 얼마나 지속될 것이냐’다.

우선 신규 공급을 따져봐야 한다. 미국 마이크론은 2027년 아이다호 공장 가동 전까지 생산능력을 확장할 공간이 없다. 중국 CXMT는 품질의 한계 때문에 공급을 늘리기 어렵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다르다. 삼성전자는 경기 평택, SK하이닉스는 충북 청주에서 당장 늘릴 수 있다. 다만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가 문제다. 메모리 공급 제약을 심화할 수 있어서다. HBM 전환에 따른 손실분을 고려할 때 낙관만 할 수 없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중국 공장에 최신 극자외선(EUV) 장비를 반입하기 어렵다.

주주환원 강화 요구는 어떨까. SK하이닉스는 주당 1500원씩 배당한다. 총액 기준 1조원이 조금 넘는 수준이다. 앞으로 2조원 정도로 늘릴 것이란 게 시장 전망이다. 연간 순이익이 50조원에 육박한다면 주주들이 불만을 표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 사정은 그나마 낫다. 배당성향 20~30%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배당소득 분리과세 법안이 통과되면 주주 요구가 바뀔 수 있다. 배당성향을 35%로 높이면 절세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배당 확대는 자본지출(CAPEX)에 악영향을 미친다. SK하이닉스가 배당을 10조원으로만 늘려도 CAPEX 재원이 크게 줄어든다.

‘RE100’(재생에너지 100%)도 고민해야 할 이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국내 공장에서 이를 달성한 곳은 없다. 반면 수력이 풍부한 아이다호에 공장을 짓는 마이크론은 훨씬 유리하다. 반도체 핵심은 기술력이지만 그 차이가 좁혀지면 RE100 여부로 고객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 RE100 경쟁력은 또 다른 리스크다.

은기환 한화자산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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