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위원장이 국정감사 기간에 딸 결혼식을 치르면서 피감기관 등으로부터 축의금을 받아 논란이 된 가운데, 최 위원장의 딸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최 위원장의 딸 정모 씨는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처음으로 글을 쓴다. 어머니나 의원실과는 상의하지 않았다"며 논란과 관련한 심경을 밝혔다.
정 씨는 "가장 먼저 매일 언론으로 소식을 접하실 모든 분께 피로감을 드린 것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국감에서 저의 사생활이 이렇게까지 논란이 될 줄은 몰랐다"고 사과했다.
그는 이어 "모든 것을 그냥 꾹 참으려 했다. 다른 비난은 모두 괜찮지만, 사실이 아닌 것이 사실처럼 돌아다니니 억울함에 속이 탔다"며 "제가 이 글을 올린 이후에도 허위 사실을 보도하거나 그것을 기반으로 악의적인 댓글을 작성한다면 그것에 대해서는 성인 대 성인으로서 책임을 지셔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하늘에 맹세코 결혼식을 두 번 하지 않았고 △국감 기간에 일부러 맞추어 결혼식을 한 것도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과거 한 국회의원실에서 근무했던 것에 대해서도 "국회 의원실 채용사이트 공고를 보고 공채로 들어가 근무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 씨는 특히 이번 결혼식 논란이 어머니와는 상관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취직과 수험에 좌절하기도 하고 그 때문에 결혼을 미루기도 했다. 모든 것은 저의 선택과 결정이지 어머니와는 상관없다"며 "제가 그냥 어릴 때부터 저의 일을 부모님과 상의하지 않는 고집스러운 자식이어서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어머니의 사회적 입장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하고 결정하였던 일로 인해 이런 곤욕을 치르게 해드려 어머니께 죄송한 마음"이라며 "제발 사실이 아닌 것들의 보도를 멈추어 달라"고 덧붙였다.
최 위원장 역시 딸의 결혼식이 논란이 된 뒤 "이거는 집안마다 분위기가 다르고, 결혼식을 누가 주도하느냐에 차이가 있는 것 같다", "딸은 대학 1학년 때부터 독립했고, 같이 살지 않아 결혼식 일정이나 장소를 의논할 수 없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에 정 씨가 최 위원장의 유세 현장에 동행하거나 마이크를 잡았던 과거 모습까지 재조명됐다. 최 위원장은 지난해 총선 당신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단한 선거 운동 중 짧은...행복? 엄마와 딸'이라는 게시글을 통해 딸과 함께 유세 현장에서 함께 춤추고 웃는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었다. 이에 야권에서는 의논조차 할 수 없을 만큼 모녀 관계가 멀었다는 해명과 모순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최 위원장을 '뇌물'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당 미디어국은 서울경찰청 민원실에 고발장을 제출한 뒤 "자녀 혼사를 명목으로 성명불상의 대기업 관계자 4인, 지상파 방송사 관계자 3인, 기업 대표 1인 등 총 8인에게 각 100만 원씩 모두 800만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최 위원장을 고발했다"고 설명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