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이 일본을 방문 중인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에게 요코스카 명물 점퍼 '스카잔'을 선물하며 미·일 간 우의를 과시했다. 한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최고 훈장과 금관 모형을 선물하며 한미동맹의 결속을 강조한 지 하루 만이다.
30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고이즈미 방위상은 이날 도쿄 방위성에서 처음 만난 헤그세스 장관에게 그의 고향 요코스카의 이름에서 유래한 점퍼 스카잔(Sukajan)을 건넸다.
스카잔은 전후 요코스카 주둔 미군 병사들이 기념품으로 자신의 점퍼에 독특한 자수를 새겨 넣은 데서 비롯된 것으로, 광택이 나는 새틴 원단 위에 용·호랑이·독수리 등이 화려하게 수놓인 것이 특징이다.
헤그세스 장관에게 전달된 스카잔은 붉은색 바탕에 매(鷹) 문양이 자수로 새겨져 있으며, 'Pete(피트)'라는 이름이 함께 박혀 있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Shinjiro(신지로)'라는 이름이 새겨진 파란색 스카잔을 맞춰 입었다.
헤그세스 장관은 회담 직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고이즈미 방위상과 함께 스카잔을 입고 찍은 사진을 게시했다. 그는 "훌륭한 회담을 했다"며 "미일 동맹은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의 핵심이며, 일본의 방위비 증액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날 회담에서 고이즈미 방위상은 일본이 국방 예산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2%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목표를 당초 계획보다 2년 앞당겨 2025회계연도에 달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안보 3대 문서의 개정을 통해 미일 안보 협력의 폭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도 전했다.
한편, 전날(29일) 한국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국빈 자격으로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무궁화 대훈장'과 금관 모형을 선물했다.
이 훈장은 한국 정부가 외국 정상에게 수여하는 최고 등급의 훈장으로, 금 190돈(약 712g)과 은 110돈(약 412g), 루비·자수정 등 귀금속이 사용된다. 금값만 약 1억3000만원(29일 기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경주 국립박물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공식 환영식에서 직접 훈장을 수여하며 "한미동맹은 단순한 협력을 넘어 전 세계 평화와 번영의 축"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따뜻한 환대에 깊이 감사한다"며 화답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