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평가를 잘 받기 위한 세 가지 요소[감정평가]

입력 2025-11-24 09:02
수정 2025-11-24 09:03
[감정평가]



재개발·재건축사업에서 감정평가는 사업 단계마다 여러 차례 실시된다. 흐름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정비기반시설의 무상양도·무상양수 감정평가에서 시작하여 국공유지 매입 감정평가, 비례율 산정을 위한 종전자산평가, 매도 청구 감정평가(법원 감정), 그리고 현금청산 감정평가(협의·수용재결·이의재결·법원 감정)까지 이어진다.

특히 재개발 현금청산자의 경우 하나의 부동산에 대해 많게는 7~8번까지도 감정평가가 반복된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동일 부동산에 여러 개의 평가금액이 쌓이는 구조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첫 번째로 실시되는 감정평가가 기준점 되어 이후 결과의 방향을 결정짓는 경우가 많다. 바로 투자자나 조합원이라면 ‘종전자산평가’와 ‘현금청산 감정평가’ 단계에서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감정평가의 본질은 ‘맥락 읽기’로서 단순한 숫자 계산이 아니라 법적 목적, 시점, 부동산 특성의 교차점에서 도출되는 합리적 해석이다. 따라서 부동산 소유자가 감정평가를 잘 받기 위해 의견을 제출하려면 세 가지 요소를 분명히 해야 한다.

‘무엇을 평가하는가’, ‘왜 평가하는가’, ‘언제를 기준으로 하는가’. 이 세 가지 요소에 대한 방향성을 정확히 세워야 비로소 내 부동산 감정평가에 대한 기초공사를 튼튼히 할 수 있다.

첫째, 부동산의 유형에 대한 구분이 필요하다. 재개발·재건축사업에 포함되는 부동산은 크게 토지·건물·구분건물로 구분할 수 있고 부동산의 유형별로 적용되는 평가기법이 다르다.

가장 도움이 되는 방법은 유사 시점에 시행된 유사한 평가 목적의 감정평가사례를 수집하여 주장의 근거로 삼는 것이다. 예컨대 인근 구역에서 이미 시행된 종전자산평가나 현금청산 평가 사례를 조사 및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다만 대상 부동산과 비교 가능성이 높은 유사 감정평가금액을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폭 4m 도로에 접한 제2종일반주거지역 단독주택 토지의 감정평가액을 추정하면서 폭 12m 도로에 접한 일반상업지역 내 상업용 토지를 비교 대상으로 삼는다면 결과는 왜곡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감정평가 시 가치 형성 요인의 우열 여부 및 격차를 비교하는 항목을 파악하여 내 부동산과 비교가능성 높은 사례군의 모집단을 구성하는 것이 좋다.

둘째는 감정평가의 목적을 명확히 해야 한다. 서두에 살펴본 것처럼 재개발·재건축 같은 정비사업에서는 사업 단계마다 다양한 목적의 감정평가가 여러 차례 시행된다. 평가의 목적에 따라 가격 형성의 방향이 결정된다. 종전자산평가, 현금청산 평가, 시가 추정 등 감정평가 목적에 따라 적용되는 가격자료의 범위와 기준이 전혀 다르고 결과도 달리 나오게 된다.

특히 재개발·재건축 감정평가에서는 평가 목적에 따라 개발이익을 포함할 것인지, 배제할 것인지가 분쟁의 핵심이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평가 목적을 분명히 세우고 접근하는 것이 온당하다.

유의해야 할 점은 감정평가를 단순히 ‘시세’로만 연결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감정평가는 평가 목적과 기준시점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존재할 수 있으므로 단순 시세로 접근하면 정확도가 떨어진다.

마지막으로 감정평가의 시점을 파악해야 한다. 감정평가 시점이 2023년 11월 1일이라면 2025년 11월 1일의 시세는 의미가 없다. 감정평가에서 활용하는 자료는 기준시점 이전의 매매사례, 유사 평가 사례이기 때문이다.

물론 부동산 가격은 어느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멈춰져 있는 것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항상 변동하는 특징이 있으므로 기준시점 이후에 체결된 매매사례 등이라도 본건과 비교가능성이 높다면 적정가격의 범주를 파악하는 자료로서 고려하는 것이 타당하다. 기준시점을 놓치면 조사 방향이 완전히 빗나가고 결국 부정확한 주장을 할 수밖에 없다.

박효정 로안감정평가사사무소·토지보상행정사사무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