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울산 수소연료전지 신공장 짓는다…"탄소중립 한걸음"

입력 2025-10-30 10:46
수정 2025-10-30 10:52


현대자동차가 수소연료전지 및 수전해 생산 거점을 울산에 짓는다. 현대차는 이를 통해 수소 생태계를 확대하고 글로벌 에너지 전환 리더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현대차는 30일 울산공장에서 울산 수소연료전지 신공장 기공식을 열었다. 지상 3층, 연면적 9만5374㎡(약 3만평) 규모의 울산 수소연료전지 신공장은 현대차가 수소 사업 본격화 및 수소 산업 생태계 확장을 위해 건설하는 연료전지 및 국내 첫 PEM(고분자전해질막) 수전해 생산 거점이다. 현대차는 신공장 건설에 9300억원을 투자하며 향후 생산 확대도 검토할 방침이다.

2027년 준공을 목표로 원료를 가공하는 ‘화학 공정’과 완성된 부품을 조립하는 ‘조립 공정’을 통합해 연 3만기 규모 연료전지 생산 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인류를 위한 수소(Hydrogen for Humanity)’라는 의미를 담은 현대차그룹의 수소 브랜드 ‘HTWO’가 적용된다.

기공식에는 현대차그룹 주요 경영진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김두겸 울산광역시장, 김기현·박성민·윤종오 국회의원 등 정계 인사뿐 아니라 2025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경제인 행사를 계기로 방한한 이바나 제멜코바 수소위원회 최고경영자(CEO), 추형욱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이영준 롯데그룹 화학군 총괄대표, 허성 코오롱인더스트리 대표이사 등 수소 산업 관련 인사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환영사에서 “수소연료전지 신공장은 현대차그룹의 수소 사회 전환 의지를 담아낸 전략적 거점”이라며 “국가 경제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선박 및 건설장비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에 연료전지를 공급함으로써 함께 글로벌 수소 생태계를 확대할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축사를 통해 “모빌리티의 탈탄소화와 친환경 에너지 전환이 이뤄질 수 있도록 기업의 혁신 노력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행사장에 전시된 수소연료전지 및 PEM 수전해기를 비롯해 수소전기차 ‘디 올 뉴 넥쏘’와 수소트럭, 수소굴착기, 수소선박, 수소트랙터, 수소지게차 등 연료전지를 활용한 다양한 수소 모빌리티를 살펴봤다. 특히 PEM 수전해기는 현대차가 국내 기술로 개발해 이번 행사에서 처음 선보였다.

현대차는 울산 수소연료전지 신공장을 최고 수준의 생산 효율성과 안전성을 갖춘 미래형 혁신 제조 플랫폼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기술을 활용해 근무자들의 작업 강도를 낮추는 동시에 효율적인 환경을 제공한다. 또한 공장 내 미세한 위험 요소까지 감지할 수 있는 최첨단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새로운 수소연료전지 공장에서는 다양한 수소 모빌리티에 탑재가능한 차세대 수소연료전지와 수전해기가 생산된다. 수소연료전지는 공기공급 시스템과 수소공급 시스템, 열관리 시스템을 수소연료전지 스택에 결합해 공기 중 산소와 수소탱크에서 공급된 수소의 전기화학 반응을 통해 전기를 만드는 일종의 발전기다. 울산 수소연료전지 신공장에서 생산되는 차세대 수소연료전지는 출력 및 내구성을 기존 대비 향상하는 동시에 원가 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글로벌 연료전지 시장을 선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PEM 수전해기는 수소연료전지의 역반응을 활용해 물에서 고순도의 청정수소를 생산하는 장치로, 글로벌 넷제로(Net Zero) 달성을 위한 핵심으로 꼽힌다. 현대차는 약 30년 가까이 축적된 수소연료전지 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연료전지와 수전해 기술 및 부품의 공용화를 실현하고 있다. 또한 90% 이상의 높은 국산화율 달성으로 안정적 공급망 구축 및 국내 수소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 2월 건립 완료되어 광주에서 실증 가동 중인 1MW급 컨테이너형 수전해기는 매일 넥쏘 50여대의 충전이 가능한 300kg 이상의 고순도 수소를 생산하고 있다. 그룹 차원의 역량을 결집한 5MW급 플랜트형 수전해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이날 기공식 행사에서는 국내 수소버스 시장 확대 및 친환경 모빌리티 확산을 위해 현대차와 국내 버스 제조기업 KGM커머셜간의 수소연료전지공급 MOU도 체결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신공장 기공식은 정부, 지자체, 기업 등이 ‘원 팀’으로 수소 경제 조기 실현을 위한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글로벌 수소 선도 기업으로서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하고, 탄소 중립 달성 및 수소 생태계 확장을 위한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