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진핑 주석이 한국으로 출발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 주석이 30일 한국 부산에서 6년 만에 마주 앉는다.
세계 1, 2위 경제 대국의 정상이 관세와 수출 통제를 둘러싸고 직접 담판에 나서면서 전 세계의 시선이 한국으로 향하고 있다.
미국 백악관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부산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열린다고 발표했다. 중국 외교부 역시 같은 시각 양국 정상이 부산에서 만난다고 확인했다.
구체적인 회담 장소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외교 소식통은 김해국제공항 의전실 ‘나래마루’가 유력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경주에서 김해공항으로 이동해 시 주석을 맞이할 예정이다.
시 주석은 베이징을 출발해 오전 10시 30분께 김해국제공항에 도착해 곧바로 트럼프 대통령과 회동한 뒤 경주로 이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정상의 만남은 2019년 일본 오사카 G20 전상회의 이후에 약 6년 만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ㅅ세차례 회담이 있었지만 모두 베대면 방식이었다.
이번 회동에서는 ▲고율 관세 ▲반도체 및 희토류 수출통제 ▲해운 부과금 ▲중국의 미국산 대두(콩) 수입제한 ▲마약류 펜타닐 단속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핵심 현안들이 폭넓게 논의될 전망이다.
미국은 11월 1일부터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100% 추가 관세를 철회하고 중국의 펜타닐 원료 단속 강화 조치에 대한 대가로 펜타닐 관세를 20%에서 최대 10%까지 인하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중국이 미국산 대두 수입을 재개하고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를 완화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엔비디아의 최신 인공지능(AI) 반도체 ‘블랙웰’의 중국 수출이 허용될 가능성도 주목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미국이 AI 선도국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중국 시장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한미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과의 회담은 전 세계와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일로 이번 방문의 주된 초점이며 아주 잘 풀릴 것”이라고 낙관했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과 함께 노력해 이번 회담에서 긍정적 성과를 거두고 중미 관계의 안정적인 발전을 위한 새로운 지침을 제시하며 새로운 동력을 주입할 용의가 있다”라고 밝혔다.
미중 양국 정상은 약 2시간쯤 회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2박 3일 일정으로 방한한 시진핑 주석은 트럼프와 회담 뒤 경주로 이동해 APEC정상회의에 참석하며 11월 1일 이재명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시 주석의 방한은 2014년 이후 11년 3개월 만이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