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서 열리고 있는 2025 APEC 정상회의 현장에선 각국 정상과 고위 인사들이 마주 앉은 회의장마다 놓인 작은 디저트 상자가 화제를 모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테이블에서도 제공되는 이 디저트는 바로 ‘이장우 호두과자’로 잘 알려진 부창제과의 호두과자 제품이다.
이 디저트는 이번 APEC의 주요 일정인 △CSOM(최종 고위관리회의) △AMM(외교·통상 합동관료회의) △APEC CEO 서밋(아시아·태평양 민간경제포럼) 등 모든 회의 코스에서 마련됐다. APEC 준비위원회 관계자는 “한국의 정성과 품격을 담은 디저트를 선보이고 싶었다”며 “특히 인천에서 열린 2개 장관회의에서 호두과자의 인기가 높았다. 대표들이 자리로 가져가 동료들에게 직접 권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부창제과는 1990년대에 문을 닫았던 경주지역의 한 전통 제과점을 외손자인 FG의 이경원 대표가 복원해 다시 세운 브랜드다. 배우 이장우가 홍보모델로 활동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이번 APEC에서는 기존 제품보다 단맛을 줄이고 고소한 풍미를 강화한 글로벌 버전으로 내놔 각국 외교 관계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경주 컨벤션센터 인근 K푸드스테이션 홍보 부스에서는 갓 구운 호두과자를 즉석에서 제공해 내·외신 기자단의 인기를 얻기도 했다. 행사장에는 따뜻한 호두과자를 맛보려는 기자들이 줄을 서며 웨이팅이 생겼는데, 이를 본 한 외신 기자가 “회의보다 더 뜨거운 현장”이라는 우스갯소리를 한 일화가 알려진다.
부창제과 관계자는 “비즈니스 테이블에서도 해외 유명 기업 총수들이 호두과자를 맛보고 동료들에게 권하는 사례도 빈번했다”며 “한국의 평범한 호두과자가 외교무대에서 활약하는 모습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