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생일인 동생에게 선물 뭐 받고 싶냐고 물었더니 '카톡으로 디올 립스틱 보내줘'라고 하더라고요." 한 30대 직장인은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커피 교환권 정도만 선물했는데 이번에 처음 명품 화장품을 선물해봤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고가 선물을 찾는 사용자들이 늘면서 명품도 거래하는 사례가 심심찮게 보인다. 네이버·카카오는 최근 명품 브랜드 소비자들을 플랫폼 내로 불러들일 서비스를 확대·강화하는 추세다. 사용자들에게 차별화된 사용경험을 제공할 뿐 아니라 커머스 거래액을 늘리려는 복안인 셈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카카오톡 선물하기 내 럭셔리 브랜드 선물 전용관 '럭스(LuX)' 입점 업체를 확대하고 있다. 연내 브랜드 220곳을 확보하겠다는 목표치에 근접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기준 럭스 입점 브랜드는 총 215곳, 이 가운데 뷰티·패션 브랜드는 92곳에 이른다.
럭스는 특별한 선물을 전하고 싶은 사용자들을 위해 마련된 공간으로,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통한 선물 경험을 확장하겠다는 취지로 출시된 서비스다. 백화점 등 명품 브랜드가 입점한 오프라인 공간을 찾지 않더라도 럭셔리 선물 경험을 누릴 수 있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럭스가 처음 공개됐던 2023년 6월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통해 억대 주얼리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샤넬·크리스챤 디올·구찌·피아제·돌체앤가바나 등이 입점하면서 어엿한 명품 브랜드 플랫폼으로 자리잡는 분위기다.
일부 브랜드는 아예 럭스에서만 제공되는 단독 서비스를 앞세워 소비자들을 불러모았다. 단독 각인 서비스나 럭스에서만 판매되는 제품 구성, 별도 패키지 등이 대표적이다. 럭스 단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브랜드는 티파니앤코·불가리·프레드·그라프·생 로랑·발렌시아가·보테가 베네타·발렌티노 등 9곳이다.
무엇보다 명품 브랜드 본사가 직접 입점해 운영하는 만큼 가품(짝퉁)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카카오 관계자는 "다른 플랫폼보다 굉장히 다양한 명품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다. 준명품 브랜드부터 피아제 같이 하이엔드 주얼리까지 다양한 상품을 한 눈에 볼 수 있다"고 귀띔했다.
럭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브랜드는 디올로 집계됐다. 실시간으로 많이 구매한 브랜드를 보면 디올에 이어 2위 조말론런던, 3위 입생로랑, 4위 프라다(뷰티), 5위 샤넬 순이었다.
네이버도 명품 브랜드 거래액이 꾸준히 늘자 최근 서비스 개편을 단행했다. 글로벌 명품 브랜드 중심의 '럭셔리' 서비스를 '하이엔드'로 탈바꿈하고 패션·뷰티뿐 아니라 리빙·가전 분야로도 확장한다고 밝혔다.
하이엔드엔 북유럽 프리미엄 가구 브랜드 '프리츠한센', 프랑스 하이테크 오디오 브랜드 '드비알레', 프랑스 명품 도자기 브랜드 '베르나르도', 프랑스 크리스탈 브랜드 '바카라' 등 명품 리빙·가전 업체 20여곳이 입점했다. 하이엔드도 럭스와 마찬가지로 명품 브랜드가 직접 운영해 신뢰도를 확보했다.
2020년 서비스를 시작했던 럭셔리는 2년 만에 거래액을 10배 이상 늘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입점 브랜드 수도 같은 기간 2.5배 증가할 만큼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이윤숙 네이버 쇼핑사업 리더는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하이엔드는 강화된 명품 브랜드와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사용자들이 한층 더 편리하고 신뢰할 수 있는 쇼핑을 경험할 수 있도록 고도화한 명품 버티컬 서비스"라며 "앞으로도 네이버의 기술 기반 검색 환경과 단골 관리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명품 브랜드와 온라인 VIP 사용자들을 더 긴밀하게 연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