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IPO 발판 마련…비영리와 영리 공존 모델 완성 [종목+]

입력 2025-10-29 05:56
수정 2025-10-29 06:40

오픈AI가 모체인 비영리재단이 오픈AI의 영리 부문을 지배하는 형태로 지배구조를 완성했다.
오픈AI는 28일(현지시간) “비영리 모체가 영리 사업부를 지배하는 새로운 구조를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비영리 모체는 새롭게 ‘오픈AI 재단’으로 명명됐으며, 영리 법인인 ‘오픈AI 그룹 PBC(Public Benefit Corporation)’에 약 1300억 달러 상당의 지분을 보유한다.

이로써 오픈AI는 비영리와 영리의 공존 모델을 완성하며, 기업공개(IPO)를 포함한 향후 자금 조달의 토대를 마련했다. 비영리 26%, 직원·투자자 47%, MS 27% 지분 보유새 구조에 따르면 오픈AI 재단이 영리 부문 지분 26%를 보유하며, 직원·전직 임직원 및 초기 투자자들이 47%,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약 27%를 차지하게 된다. MS는 2019년 이후 오픈AI에 13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온 핵심 파트너다.

이번 재편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지분 가치는 1350억 달러로 평가되며, 이전 32.5% 수준에서 다소 낮아졌다.

오픈AI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회사가 성장할수록 비영리 재단의 지분 가치가 높아지고, 이를 통해 재단은 사회공헌과 자선사업을 더욱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MS 주가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1.98% 상승하며 장을 마감했다.

오픈AI는 2015년 비영리 연구소로 설립됐으나, 최근 몇 년 사이 상업적 AI 시장의 선두 기업으로 급부상했다. 현재 회사의 기업가치는 약 5000억 달러로 평가된다.

오픈AI는 2024년 영리회사로 완전히 전환할 계획을 밝혔으나, 시민단체·전직 임직원·정책 지도자들의 비판이 거세지자 올해 5월 비영리 측이 영리 부문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오픈AI 재단은 이날 “의료 혁신과 AI 복원력 강화를 위해 2500억 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I 복원력이란 AI 시스템이 위기나 공격, 오류, 사회적 충격에 대응해 지속해서 작동하고 회복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MS의 컴퓨팅 공급자 우선협상권 없어져MS는 이번 협약에 따라 오픈AI가 애저 클라우드 서비스를 추가로 2500억 달러 구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MS는 앞으로 컴퓨팅 공급자 우선협상권을 보유하지 않게 된다. 이는 오픈AI가 앞으로 다른 클라우드 기업들과 자유롭게 계약을 체결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그동안 오픈AI는 거대 언어모델을 훈련·운영하기 위해 대부분의 연산과 데이터 저장을 MS의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를 통해 수행해 왔다. 과거 계약에는 오픈AI가 새로운 컴퓨팅 인프라 공급자를 찾을 경우 우선 MS와 협상해야 한다는 조건이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이번 조항 삭제로 오픈AI는 향후 필요에 따라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 클라우드 등과도 독립적으로 협력할 수 있게 됐다. 즉, 양사의 관계가 독점적 파트너십에서 개방형 협력 구조로 전환된 셈이다.

업계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당초 이러한 조건을 선호하지 않았을 것으로 본다. MS는 지난 수년간 오픈AI의 최대 투자자이자 핵심 기술 파트너로서, 오픈AI의 인공지능 모델이 구동되는 클라우드 인프라 대부분을 ‘애저’ 플랫폼을 통해 제공해 왔다.

따라서 오픈AI가 향후 AWS 나 구글 클라우드 등 경쟁 클라우드 사업자들과 손잡을 가능성이 생긴 것은 MS의 사업적 영향력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S가 이번 변경을 수용한 배경에는 오픈AI와의 장기적 협력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AI 생태계 주도권을 놓고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오픈AI와의 관계를 완전히 독점 구조로 유지하기 위해 갈등을 일으키는 것보다 ‘협력할 수 있는 파트너’로 남는 편이 더 실익이 크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이번 발표를 통해 파트너십의 새로운 조항들도 공개했다. MS는 “오픈AI가 ‘AGI’, 즉 인간 수준의 지능을 달성했다고 주장할 경우, 그 판단은 독립적인 전문가 패널의 검증을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두 회사 간 수익 배분 계약은 이 패널이 AGI 도달을 공식 확인할 때까지 유지된다. 또한 MS는 AGI를 독자적으로 개발하거나 제3자와 협력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했으며, 오픈AI도 다른 기업과 공동 제품 개발이 가능해졌다.IP 권리 2032년까지 연장오픈AI는 여전히 MS의 ‘프런티어 모델’ 핵심 파트너로 남는다. MS는 오픈AI의 모델과 제품에 대한 지식재산권을 2032년까지 연장받았으며, 이는 AGI 이후 개발되는 모델에도 적용된다. 다만 오픈AI의 소비자용 하드웨어 제품은 MS IP 권리에서 제외된다.

MS는 성명을 통해 “이번 파트너십의 새로운 장에서 양사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위치에 섰다. 실제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고, 모든 개인과 기업에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