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타결 되나"…기업 불확실성은 여전

입력 2025-10-29 17:49
수정 2025-10-30 02:25
한·미 양국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세협상을 마무리하는 데 실패하면서 국내 자동차업계는 경쟁국인 일본, 유럽연합(EU)의 15%보다 높은 25%의 대미 관세를 조금 더 감내해야 하게 됐다. 그런 데다 지난 7월 1차 협상 타결 당시 미국으로부터 약속받은 반도체와 의약품 등 주요 품목의 최혜국대우(MFN) 적용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9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미국은 반도체와 의약품에 최대 100%의 품목관세를 매길 전망이다. 7월 1차 협상에서 한국은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데 합의하며 최혜국대우를 약속받았다. 최혜국대우란 최소한 다른 나라보다 불리한 대우를 하지 않을 것임을 약속하는 것이다. 이 약속은 ‘구두’에 그쳤고 문서화하지 못했다. 반면 일본과 EU는 최혜국대우를 명문화해 불확실성을 해소했다.

업계에선 한국이 미국의 반도체 품목관세를 부과받더라도 당장 피해가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미 반도체 수출이 지난해 기준 106억8000만달러(약 15조원)로 전체의 7.5% 수준에 그치기 때문이다. 공급자 우위 시장이어서 관세 여파가 구매자에게 전가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하지만 업계에선 미국이 반도체가 포함되는 각종 전자기기 등 파생상품에 반도체가 차지하는 부가가치만큼 관세를 매기는 상황을 우려해왔다. 한국산 반도체 파생상품에만 100% 관세가 부과되면 휴대폰, 디스플레이 등 전방위 산업이 영향받을 수밖에 없다.

의약품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제네릭(복제약)과 바이오시밀러처럼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제품군은 고율 관세가 붙으면 한국 기업들의 ‘저가 전략’ 자체가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최악의 경우 미국이 한국을 압박하기 위해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율을 25%로 다시 높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국은 7월 협상 잠정 타결로 8월 7일부터 미국 수출품에 15% 상호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경주=김대훈/하지은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