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9일 한국을 국빈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최고 훈장을 수여하고 금관 모형도 선물했다.
이 대통령은 최고 수준의 격식을 갖춘 세심한 응대를 선보이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 및 한미동맹 강화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보여줬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한미 정상회담장인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진행된 의장대 사열 및 대표단 인사 교환 등 공식 환영식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에게 '무궁화 대훈장'을 수여했다.
이 훈장을 받은 미국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이다.
상훈법상 '무궁화 대훈장'은 우리나라 최고 훈장으로, 대통령과 그 배우자 및 우방 원수와 그 배우자 등에게 수여할 수 있다.
무궁화 대훈장에는 금 190돈(712.5g), 은 110돈(412.5g)에 루비, 자수정, 칠보 등이 사용되며 최근 금값 급등으로 제작비 중 금값만 약 1억3000만원(29일 기준)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가 퇴임 시 받은 무궁화 대훈장은 세트당 6823만원이었다.
김태진 외교부 의전장은 수여에 앞서 "(훈장은) 트럼프 대통령께서 보여주신 평화 수호의 의지와 강한 리더십, 한미관계에 대한 헌신에 대해 최고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표현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화의 물꼬를 터주신 트럼프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면서 평화와 번영에 미리 감사하는 마음으로 훈장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민이 대통령님께 각별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단히 감사하다"는 말을 연발하면서 "너무나 아름다운 선물이다. 소중히 간직하겠다"며 "(이를 통해) 굳건한 (한미)동맹관계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설명을 들으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고, 매체와 다른 참석자들에게 잘 보이도록 측면으로 놓였던 훈장의 방향을 직접 정면으로 바꾸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기념하는 의미로 '천마총 금관 모형'을 선물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특별 제작된 것이다.
천마총 금관은 현존하는 신라 금관 가운데 가장 크고 화려한 형태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김 의전장은 이에 대해서도 "천마총 금관은 하늘의 권위와 지상의 통치를 연결하는 신성함, 지도자의 강력한 리더십과 권위를 상징한다"며 "경주를 국빈으로 찾으신 트럼프 대통령께 한반도에 처음으로 평화를 가져온 신라의 정신과 한미동맹 황금기를 상징하는 금관을 선물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금관 선물은 한반도에서 장기간 평화 시대를 유지한 신라의 역사와 함께 한미가 함께 일궈 나갈 한반도 평화 공존과 공동 성장의 새 시대를 상징한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