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SK엔무브, 글로벌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시장 공략

입력 2025-10-28 17:32
수정 2025-10-29 03:15
LG전자와 SK엔무브, 미국 액침냉각 전문기업 GRC가 손잡고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개발과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 액침냉각은 열이 발생하는 전자기기를 전기가 통하지 않는 냉각유에 직접 담가 냉각하는 기술이다. AI산업 확산으로 초대형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자 냉각 효율을 높이기 위한 기술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들 3사는 28일 경기 평택 LG전자 칠러사업장에서 AI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사업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세 회사는 각 사의 대표 기술을 모아 AI 데이터센터에 최적화한 맞춤형 액침냉각 솔루션을 공동 개발하고 성능을 실증할 계획이다. LG전자는 냉각 시스템, SK엔무브는 냉각유, GRC는 냉각 탱크를 담당한다.

AI 데이터센터의 경쟁력은 ‘열 관리’에 달렸다. 수천 대의 고성능 반도체가 동시에 작동하면서 발생하는 막대한 열을 제때 식히지 못하면 성능이 저하되고 전력 소모가 급증한다. 현재 AI 데이터센터는 팬으로 바람을 보내 식히는 공랭식이 주로 사용되는데, 전체 AI 데이터센터 소비 전력의 20%를 잡아먹는다. 액침냉각을 도입하면 이 비중을 5% 안팎으로 줄일 수 있다.

이에 따라 액침냉각은 하이퍼스케일(초대형) 데이터센터의 차세대 표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프레시던스리서치는 글로벌 액침냉각 시장 규모가 올해 25억3000만달러(약 3조6348억원)에서 2034년 127억6000만달러(약 18조3322억원)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SK엔무브는 프리미엄 윤활유 생산 과정에서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냉각유 분야에서 독보적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2022년 GRC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며 국내 최초로 액침냉각 시장에 진출하고 데이터센터용 냉각유 개발에도 성공했다.

LG전자는 초대형 냉방기(칠러)부터 상업용 시스템에어컨, 산업용 공조 설비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냉각 솔루션을 갖췄다. GRC는 2009년 업계 최초로 액침냉각 솔루션을 상용화한 뒤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과 협력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세 회사는 초대형 AI 데이터센터용 맞춤형 냉각 기술을 공동 개발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재성 LG전자 ES사업본부장은 “차별화된 냉각 솔루션으로 AI 데이터센터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남재인 SK엔무브 그린성장본부장은 “혁신적 솔루션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시장 성장과 변화를 선도하겠다”고 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