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1.4만명 감원…"AI로 중간 관리직 대체"

입력 2025-10-28 17:25
수정 2025-10-29 03:18
아마존이 인공지능(AI) 도입 확대로 업무 효율을 높이는 대신 본사 인력 약 1만4000명을 감축한다. AI가 사람의 역할을 빠르게 대체하면서 빅테크업계 전반에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마존은 27일(현지시간) 직원들에게 보낸 공지문에서 “관료주의를 줄이고 중간관리 단계를 제거하며, 주요 사업에 자원을 집중하기 위한 조치”라며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회사는 내년에도 추가 감원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마존은 28일부터 대규모 인력 감축을 시작할 예정이다. 감원은 인사(HR)·기기·서비스·운영 등 다양한 부서에 걸쳐 이뤄진다. 특히 채용·직원 관리처럼 정형화된 업무가 많은 인사 부문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AI 기술을 활용한 자동화와 생산성 향상이 용이한 영역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AI 활용 확대에 따른 감원 흐름은 계속될 전망이다. 아마존은 올해 약 1180억달러(약 169조원)의 설비투자를 집행할 계획인데, 대부분이 AI 및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에 투입될 예정이다. 최근 사내 AI 활용 확대로 업무 효율을 개선하고 있는 앤드루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6월 “AI 도입으로 반복적·일상적 업무를 자동화해 추가 감원을 초래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스카이 캐나베스 이마케터 애널리스트는 “이번 조치는 아마존이 본사 팀에서 AI 기반 생산성 향상을 충분히 실현해 상당한 규모의 인력 감축을 감당할 수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아마존 자동화업무팀은 2027년까지 미국 내 필요한 인력 중 약 16만 명이 자동화로 대체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마존은 월마트에 이어 미국 내 두 번째로 많은 고용을 창출하는 기업으로, 올해 2분기 말 기준 전 세계 직원 수는 약 154만 명, 이 중 본사 직원은 35만 명에 달한다.

미국 빅테크도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고급 AI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천문학적 연봉을 제시하는 한편 기존 인력을 대규모로 감축하는 흐름이다. 표면적으로는 ‘조직 효율화’ ‘비용 절감’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AI가 사람의 업무를 빠르게 대체하며 조직 규모를 줄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올 들어 AI 투자를 늘리겠다며 1만5000명을 감원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수억달러에 달하는 연봉이 더 이상 오타니 쇼헤이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같은 슈퍼스타만의 것이 아니다”며 “AI 핵심 인력에 대한 과도한 보상으로 메타 내부의 연봉 불균형과 조직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