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가 고속터미널, 세빛섬 일대를 글로벌 복합문화 관광지로 키운다. 지하철 3개 노선과 고속터미널, 백화점, 한강 수변이 맞물린 교통 요충지 강점을 살려 체류형 관광 수요를 대폭 늘린다는 구상이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지난 27일 서울 반포동 ‘고터·세빛 관광특구’에서 기자들과 만나 “관광특구는 지정 초기 5년이 골든타임”이라며 “모든 역량과 정성을 쏟아부어 이곳을 국내외 관광객이 찾는 글로벌 명소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고터·세빛 관광특구는 지하철 3·7·9호선이 교차하는 서울의 교통 요충지다. 고투몰 지하상가, 신세계백화점, JW메리어트호텔, 반포한강공원, 세빛섬이 맞물린 ‘황금 인프라’ 권역으로 꼽힌다. 2024년 12월 고속터미널~반포한강공원 구간이 서울시 관광특구로 최종 지정·고시됐다. 서울 여덟 번째이자 한강을 품은 유일한 특구다. 구는 단순 쇼핑을 넘어 문화, 자연, 레저가 결합한 복합형 관광지로서 관련 인프라 및 콘텐츠 확충 등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구는 한강으로 이어지는 지하 공공보행통로를 상설 전시장으로 바꿨다. 스페인 말라가관광청과 협업한 피카소 벽화와 ‘서울의 24시간’ 벽화를 설치해 시민들이 걸어가며 즐길 수 있는 야외 미술관을 조성했다. 통로 내부엔 관광안내센터를 열어 영어·일본어·중국어 통역을 지원한다. 성수기 주말에는 7개국어 자원봉사 통역을 운영한다. 무인 환전 등 편의시설도 마련했다.
체험형 프로그램도 확대한다. ‘K패션&뷰티 코칭스테이션’은 올해 3000여 명이 몰려 수요를 입증했다. 공공미술과 체험을 결합한 서초·한강 아트투어, 모바일 스탬프 투어, 서리풀 도보여행 등과 함께 내년엔 고투몰 패션 자원을 연결한 ‘K패션&K팝 고투몰 패션쇼’를 추진한다. 세븐틴 공연으로 주목받은 반포한강공원에서는 피크닉 세트 대여 서비스를 시작한다.
보행 동선도 개선한다. 구는 오는 12월 고속터미널 사거리에 ‘미음(ㅁ)’자 횡단보도를 설치할 예정이다. 반포대교 남단 엘리베이터 설치와 잠수교 전면 보행화가 이뤄지면 지하, 지상, 수변을 잇는 동선이 완성된다. 구는 특구 통합 안내 체계도 정비해 어디서든 고투몰과 반포한강공원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