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尹 욕했어요" 학생 신고에 교육당국 조사 나섰다

입력 2025-10-28 18:13
수정 2025-10-28 18:14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 교사가 수업 중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는 학생의 민원이 제기돼 교육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28일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한 학생은 해당 학교 교사 A씨가 수업 시간에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하하고, 윤 전 대통령 지지 집회 참가자들을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이나 특정 종교단체 신도로 언급했다"며 지역 교육지원청에 민원을 제기했다.

학생은 또 "A 교사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정치적 성향이 드러나는 글과 정치 관련 집회 참가 사진을 올렸다"고 주장했다.

이에 교육지원청은 이날 학교를 방문해 특정 정치인이나 정당에 대한 모욕 또는 일방적 옹호, 수업과 무관한 정치적 발언, 학생에게 반론 기회를 주지 않는 행위 등은 정치적 중립의무 위반 소지가 있다고 학교 측에 알렸다.

학교는 즉시 교장 명의로 A 교사에게 구두 주의 조치를 내리고, 문제가 된 SNS 게시물은 삭제하도록 했다.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교원의 정치적 중립의무 및 품위유지 의무 준수를 위한 연수와 교육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교사의 정치기본권 보장을 주장하는 일부 교원단체는 이번 조치가 과도하다고 반발했다.

경기교사노조는 "과격하거나 누군가를 혐오하고 비하하는 게시물은 교사가 아니라 그 누구라도 올려선 안 된다"면서도 "그게 아닌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는 게시물이고 근무시간 외 사적 SNS를 통해 올리는 방식이라면 허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학교가 교사의 개인 SNS까지 검열하며 정치적 중립의무를 강요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덧붙였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