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반도체·디스플레이·유통 등 여러 산업군을 아우르는 종합장비회사 에스에프에이(SFA)가 LS전선으로부터 300억원대 규모의 해저케이블용 수직연합기 및 턴테이블 공급 PJT를 수주했다고 28일 밝혔다. SFA의 독보적인 기술력, 납품실적과 대응역량을 기반으로 향후 LS전선이 계획하고 있는 국내 및 해외의 대형 투자건들에 대한 수주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해저케이블은 해상풍력 발전을 통해 생산된 전력을 수요지로 전달하는 필수적인 인프라로, 장거리 대용량 송전에 적합한 초고압직류송전(HVDC) 해저케이블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는 기존의 화석 연료가 아닌 풍력발전 등의 친환경 전력 생산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의 높아지는 가운데, AI의 급격한 발전과 데이터센터의 확장으로 글로벌 전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는 2024년 415TWh에서 2030년까지 최대 945TWh로 두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2022년에 9055MW에 불과했던 글로벌 해상풍력 신규 설치용량은 2031년까지 연평균 18%의 고도성장을 거듭하여 2031년에는 40500MW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같은 해상풍력 신규 설치용량의 급증 전망에 따라 자연스럽게 글로벌 해저케이블 시장의 규모도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원자재 시장조사업체 CRU에 따르면, 2022년 49억달러(약 7조원)에서 2029년 217억달러(약 34조4천억원)으로 5배 까까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글로벌 HVDC 해저케이블 시장은 그 성장 추세가 매우 가파를 것으로 보인다. 포천 비즈니스 인사이트, 퓨처 마켓 인사이트 등 복수의 시장 조사기관에 따르면 2025년부터 5~10% 성장해 2030년에는 약 200억달러(약 27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는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및 ‘한반도 에너지 고속도로’ 등의 국책사업을 통한 중장기 HVDC 해저케이블 수요 급증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HVDC 해저케이블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LS전선은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능력 확장 투자를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미 올해 7월에 강원도 동해시에 해저케이블공장 ‘해저 5동’을 준공하면서 아시아 최대급 HVDC케이블 생산능력을 확보했고 추가적으로 ‘해저 6동’ 건설을 시작했다. 또 미국 버지니아주에 1조원 규모의 해저케이블공장 건설에 착수하는 등 추가적인 해외 생산거점 설비투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FA는 LS전선의 ‘해저 5동’까지 이미 두차례에 걸쳐 수직연합기를 국내 최초로 공급했고 다수의 턴테이블을 성공적으로 공급했다. 이번 ‘해저 6동’에도 수직연합기 및 턴테이블을 재차 공급하게 된 것이다. 이로써 SFA의 LS전선향 수직연합기 및 턴테이블 공급 누적액은 약 1800억원이 됐다.
이러한 수주는 물류자동화 및 공장자동화 사업을 모태로 1998년에 설립된 SFA가 현재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인 연구개발활동을 통해 확보한 메카트로닉스 기술력과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수행한 수많은 PJT를 통해 축적된 노하우 덕분이라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국내 최초의 3000?급 수직연합기 및 최대 1만?급의 턴테이블을 공급할 수 있는 기술적 역량을 보유하는 등 2차전지, 반도체, 디스플레이, 유통 이외의 다양한 제조산업 분야에서도 탁월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고객사의 미국 생산거점 신규 투자 등 향후 국내외 투자에 대해서도 기술력, 납품실적, 대응역량 등을 기반으로 사업기회를 확보할 계획"이라며 "해저케이블용 수직연합기 및 대형 턴테이블을 공급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가 한국에는 당사가 유일한 데다 유럽에 2~3개만 있기 때문에 전력설비부문이 회사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