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다음으로 많았다…코스피 '4조' 사들인 외국인 정체

입력 2025-10-28 07:41
수정 2025-10-28 07:58

코스피가 6월말 3000을 회복한 뒤 4000 고지를 밟는 데까지는 외국인 투자자의 역할이 컸다. 넉달 남짓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만 16조원 넘는 규모로 주식을 사들였다. 특히 코스피 상승세가 본격화된 6월초부터는 미국과 아일랜드의 투자자들의 순매수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가 3000선을 회복한 6월20일부터 4000선을 넘어선 이달 27일까지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 규모는 16조4352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기관도 4조249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개인만 24조8051억원어치를 팔았다.

금융감독원은 6월초부터 9월말까지 국내 상장주식 순매수 규모가 가장 컸던 외국인의 국적은 미국이었던 것으로 집계했다. 미국 투자자들의 6~9월 한국 주식 순매수 규모는 8조2280억원에 달했다.

2위는 아일랜드 투자자로 4조2090억원어치를 샀다. 아일랜드 투자자들은 1∼5월까지는 월평균 1400억원을 순매수하는 데 그쳤지만, 6∼9월에는 순매수 규모가 월평균 1조원대로 불어났다.

이어 룩셈부르크(1조6750억원), 독일(1조600억원), 중국(2810억원) 등도 국내 증시에서 같은 기간 적지 않은 금액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국 투자자들도 8월까지는 국내 주식을 순매도하다가, 9월에는 2조1910억원 순매수로 돌아섰다. 이달 들어서도 영국 투자자들은 급하게 한국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별개로 집계한 외국인 국적별 순매수 동향 자료에 따르면 10월 1∼24일 사이 한국 상장사 주식을 가장 많이 순매수한 외국인은 영국 투자자(3조960억원)들이었다.

이달 들어선 뒤 미국 투자자들의 순매수 강도는 상대적으로 약해졌다. 순매수 규모는 1580억원이다.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의 외국인 매매 동향 집계 방식이 서로 다른 까닭에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이달 들어 영국을 비롯한 유럽계 투자자들이 다른 외국인보다 한국 주식을 더 많이 사모으는 양상이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