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간 여자로 살았는데"…산부인과 의사 한마디에 '충격'

입력 2025-10-27 19:20
수정 2025-10-27 19:47

평생을 여성으로 살아왔지만, 유전자 검사 결과 '남성'으로 확인된 희귀병 환자의 사연이 전해졌다.

베트남 매체인 VN익스프레스는 베트남의 한 병원에 생식기 이상으로 내원한 A씨가 희귀 유전 질환인 완전형 안드로겐(남성 호르몬 의미) 불감증후군(AIS)으로 진단됐다고 지난 26일 보도했다.

외형은 완전히 여자인데 염색체는 남성으로, 남성 호르몬인 안드로겐 수용체가 전혀 작동하지 않는 희귀 사례였다.

32세의 A씨는 두 달 전 한 산부인과 병원에서 자궁 저형성 및 로키탄스키 증후군(선천적으로 자궁과 질이 없는 상태) 의심 진단을 받았다.

이후 B 병원으로 옮겨 진행한 호르몬 검사에서는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게 나타났고, MRI 검사에서는 자궁이 보이지 않고 복부에 잠복한 고환 두 개가 발견됐다. 염색체 검사 결과는 46, XY로, 유전적 성별은 남성이었다.

하지만 유방이 발달하는 등 외형은 완전히 여성이었다. 다만 질은 짧고 좁아 성생활이 어려운 상태였고, 의료진은 A씨가 남성 호르몬에 반응하지 않아 여성처럼 발달하는 AIS 사례로 판단했다.

AIS에는 안드로겐 수용체가 전혀 작동하지 않아 외형이 완전 여성인 '완전형'이 있고, 안드로겐 수용체가 부분적으로 작동해 외형이 남성, 여성, 또는 중간 형태로 다양하게 나타나는 '불완전형'이 있다.


완전형은 외모가 여성이기에 자라면서 여성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A씨는 "처음엔 매우 두려웠지만, 지금은 나답게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면서 여성으로 사는 삶을 완성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병원은 복강경으로 고환을 제거하고, 자가 피부와 점막을 이용해 질을 재건하는 수술을 진행했다. 수술 후 A씨는 여성 호르몬 치료를 통해 외형과 내분비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고 VN익스프레스는 전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