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에 투자한 동학개미가 해외 주식 투자자를 압도하는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지수가 올해 미국은 물론 글로벌 증시 가운데 가장 좋은 성과를 낸 영향이다.
27일 한국경제신문이 NH투자증권에 의뢰해 올 들어 이달 20일까지 국내 주식을 매매한 투자자 191만7878명의 투자 성적을 분석한 결과 이들의 수익률은 평균 30.7%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해외 주식을 매매한 투자자 54만6520명의 평균 수익률(17.66%)을 훌쩍 웃돌았다. 주식을 얼마나 활발히 거래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인 회전율 기준으로도 국내 주식 투자자는 133.12%로, 해외 주식 투자자(121.26%)보다 높았다.
올해 동학개미의 수익률이 높은 것은 국내 증시가 주요국 가운데 가장 좋은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특히 대형 반도체주가 급등한 영향이 컸다. NH투자증권을 이용한 국내 주식 투자자의 올해 순매도 1, 2위 종목은 삼성전자(-2조1092억원)와 SK하이닉스(-3636억원)였다. 두 종목이 올해 각각 두 배, 세 배가량 급등하자 차익을 실현한 것이다. 한국전력(-1682억원)과 현대모비스(-1209억원), 삼성전기(-895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780억원) 등도 순매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투자자가 반도체주를 팔고 사들인 종목은 2차전지와 바이오 관련주다. 올해 순매수가 가장 많은 종목은 삼성SDI(1451억원)였다. 바이오 대장주 알테오젠(1360억원)이 뒤를 이었다. 두 종목은 최근 6개월간 각각 54.7%, 35.4% 상승했다. 다만 상장지수펀드(ETF)까지 포함하면 코스피200지수 하락에 두 배로 베팅하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에도 2062억원이 몰렸다. 6개월간 66.1% 하락하며 평균 수익률을 깎아먹은 것으로 확인됐다. 동학개미 수익률이 코스피지수 연간 상승률(지난 20일 기준 59.2%)에는 못 미친 배경이다.
서학개미는 고위험 레버리지 ETF를 대거 담았다. 테슬라 수익률의 두 배를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X’(TSLL)가 NH투자증권을 이용한 해외 투자자의 순매수 1위(1215억원)였다. TSLL의 올해 수익률은 -27.53%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