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만에 최대 낙폭에도 金 더 담은 개미

입력 2025-10-27 17:45
수정 2025-10-28 01:11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국제 금값이 급락하고 있다. 미·중 무역 갈등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가 높아진 데다 최근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 영향이다. 개인투자자는 금값 하락을 매수 기회로 보고 투자를 늘리고 있다.

27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국제 금 현물 가격은 최근 1주일간 6.44% 하락했다. 지난 21일 하루에만 5.5% 떨어졌다. 2013년 후 12년 만의 최대 낙폭이다. 한국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금 현물 가격도 같은 기간 9.92% 하락했다. 국내 금 시세가 국제 금값보다 높게 형성되는 ‘김치 프리미엄’ 탓에 국내 금 가격의 낙폭이 더 컸다.

금 가격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일제히 하락했다. 국내 상장 ETF 가운데 최근 1주일간 가장 많이 밀린 종목은 ‘ACE KRX금현물’(-10.37%)로 나타났다. ‘TIGER KRX금현물’(-10.15%)이 뒤를 이었다. 금 채굴 기업에 투자하는 ‘HANARO 글로벌금채굴기업’(-8.85%)의 낙폭도 컸다.

금 가격이 단기에 급락한 것은 미·중 무역 갈등이 해소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오는 30일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이 합의에 이를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박상현 iM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금 가격이 약 60% 급등하면서 단기 차익 실현 욕구가 커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개인투자자는 이번 금값 하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삼고 있다. 최근 1주일간 개인은 ACE KRX금현물을 140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기간 전체 ETF 중 순매수 규모 2위에 해당한다. 같은 기간 TIGER KRX금현물(427억원)에도 자금이 몰렸다.

시장 전문가들은 금값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박 연구원은 “단기 조정에도 불구하고 금에 대한 장기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라며 “중국을 중심으로 한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과 미국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실질금리 하락 등이 금값 상승을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