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여당이 추진 중인 자사주 의무소각 제도 도입에 대해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일반 주주 권익 보호 측면에서 운영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이 연말까지 자사주 제도 개선과 세제 개편 등 자본시장 구조개혁을 추진하기로 한 가운데 금융당국 수장까지 자사주 제도 개선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여당이 추진하는 '3차 상법 개정안' 논의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이 위원장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이강일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 이 같이 답했다.
이 의원은 이날 질의에서 "한국 증시는 코스피 4000을 돌파했지만 여전히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1배 수준에 머물러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되지 않았다"며 "기업들이 자사주를 매입만 하고 소각하지 않아 주식 수가 계속 늘어나는 구조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의원은 "우리 기업 절반 이상이 자사주를 보유 중이며, 상장사 평균 자사주 비중이 3~6% 수준"이라며 "100대 기업 중 86곳은 평균 5% 이상을 가지고 있고 시가총액으로는 약 35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기업들이 자사주를 주주환원보다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모두 소각할 경우 코스피 주당순이익(EPS)이 약 3.2% 상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자사주 소각이 단순한 주가 부양에 그치지 않고 자본시장 신뢰를 높이는 방향으로 제도화될 필요가 있다"며 "금융당국도 정기국회 논의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합리적 제도 개선이 이뤄지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앞서 지난 20일 열린 국정감사에서도 "원칙적으로 자사주 소각의 필요성에 공감한다"며 "정책적 검토를 통해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당은 연말까지 자사주 제도 개편을 예고한 상태다. 민주당 코스피5000특별위원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코스피 4000 돌파를 기념하며 "연말까지 자사주 제도 개선과 세제 개편 등 자본시장 구조개혁 논의를 집중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