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대책' 내놨는데…시장선 여전히 "집값 오른다" 대세

입력 2025-10-28 06:00
수정 2025-10-28 06:46
소비자들의 주택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 심리가 지난 2021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나섰지만 소비자들의 기대를 꺾는 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파악된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22로 전월 112 대비 10포인트 상승했다. 이 지수는 1년 후 집값이 상승할 것으로 본 소비자가 더 많으면 100을 웃돈다.

이달 기록한 122의 지수 수준은 지난 2021년 10월(125) 이후 4년만에 가장 높다. 코로나19 이후 기준금리가 낮아지면서 아파트 가격 오름세가 지속되던 시기다.

이재명 정부의 첫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난 6월 27일 전에 발표된 6월 주택가격전망지수(120) 수준을 4개월만에 넘어섰다. 정부가 그 사이 6·27, 9·7, 10·15 등 부동산 대책을 쏟아냈지만 기대심리는 오히려 이전보다 상승한 것이다. 다만 한은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지난 14일부터 21일까지 이뤄졌지만 14일에 75%이상의 응답이 들어왔다"며 "10·15 대책에 대한 의견이 반영됐다고 보기엔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달 간 오름폭(10포인트)은 지난 2022년 4월(10포인트)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당시엔 주택가격 상승세가 둔화되는 상태였으나, 대선 이후에 부동산 규제 완화 기대감이 컸다.

한은 관계자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현재 부동산 시장 상황에 기반해 응답하는 경우가 많다"며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기대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크게 상승했지만 전반적인 소비자심리는 하락했다. 10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9.8로 9월(110.1)보다 0.3포인트 떨어졌다. 9월 1.3포인트 하락에 이어 두달 연속 하락세가 이어졌다.

CCSI는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2003∼2024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낙관적, 100을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9월과 비교해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 가운데 향후경기전망이 94로 3포인트 하락했고, 현재경기판단(91)과 생활형편전망(100), 소비지출전망(110), 현재생활형편(96)과 가계수입전망(102)에는 변화가 없었다.

향후 1년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율(2.6%)은 9월보다 0.1%포인트 올랐고, 6개월 후 금리 수준을 예상한 금리수준전망지수(95)도 2포인트 상승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