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철도를 건설하고 관리하는 국가철도공단이 국민 안전 관리에 팔을 걷고 나섰다. 국민이 안심하고 철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철도시설물을 정밀 진단해 대형 사고를 막는 데 행정력을 모으고 있다.
국가철도공단은 우선 고속·일반철도 역사 및 승강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승객안전사고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철도 분야 ‘지능형 CCTV 인증제도’를 도입했다. 지능형 CCTV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승강장 추락, 다툼, 쓰러짐 등 이상징후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이를 철도운영자에게 즉시 통보해 사고를 예방하는 스마트 안전 장비다.
철도공단은 최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철도환경에 특화된 지능형 CCTV 인증제도 개발에 협력하고 있다. 양 기관은 철도공단에서 관리 중인 고속·일반철도 내 주요 승객안전사고 사례를 분석하고, 인증제도 도입에 필요한 적정 항목 등을 검토해 성능시험 기준 및 평가항목을 마련했다. 또한 실제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AI 학습용 영상데이터를 제작·구축하고, 이를 민간업계에 배포해 인증제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철도공단은 향후 관련 표준규격과 설계지침을 개정해 철도 분야 지능형 CCTV 인증제품을 철도 현장에 우선 도입할 계획이다.
철도공단 관계자는 “철도 분야 지능형 CCTV 인증제도 도입을 통해 빠르고 정확하게 안전사고를 인지하고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국민이 안심하고 철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안전한 철도환경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국가철도공단은 적정한 선로 작업시간을 확보해 작업자의 안전한 작업환경을 조성하고, 철도시설물의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2026년도 선로 작업계획’을 조기에 확정했다. ‘선로 작업계획’은 선로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철도시설물의 유지보수 및 개량에 필요한 선로 작업시간을 우선 확보해 수립하는 연간 계획이다. 국토교통부고시 선로 배분 지침 제13조에 근거해 선로 배분 시행자인 철도공단이 매년 수립하고 있다.
최근 신규노선 건설사업 및 시설개량, 유지보수 확대에 따라 선로 작업계획 건수는 2024년 3만1497건에서 2025년 3만1506건, 2026년 3만8406건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철도공단은 열차가 운행하지 않는 야간 시간대에 1일 연속 3시간 30분 이상의 작업시간을 확보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고속(준고속 포함)노선은 주간 점검 시간 1시간을 추가로 부여해 선로 작업자와 점검자의 안전을 제고할 계획이다.
철도공단은 또 올 초에 착수한 1·2종 철도시설물의 안전성과 유지관리 강화를 위해 실시한 정밀안전진단 및 성능평가 용역 결과가 올해 말에 나온다. 1종은 고속·일반철도 교량, 터널 등이며, 2종은 100m 이상 교량 및 광역시 소재 터널 등을 말한다. 철도공단은 점검 기한이 도래한 교량 183개소 및 터널 80개소, 옹벽 21개소, 사면 1개소 등 총 285개소를 대상으로 457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연말까지 용역을 완료할 계획이다. 용역은 진단의 정확도를 높이고 점검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스마트 장비를 활용한 첨단 점검 방식으로 진행 중이다.
이성해 국가철도공단 이사장은 “정밀안전진단과 성능평가를 통해 보수·보강이 필요한 시설물은 신속히 개선해 철도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