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와 돈만 있으면 OK…70대 유튜버도 K뷰티 창업 열풍

입력 2025-10-26 18:24
수정 2025-10-27 00:50
“돈만 들고 가면 브랜드 로고 디자인부터 화장품 라인업 설계와 개발, 제조, 마케팅까지 다 해주잖아요.”

글로벌 인기를 누리고 있는 K뷰티에 뭉칫돈이 몰리면서 창업 열풍이 뜨거워지고 있다. 코스맥스, 한국콜마 등 국내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들이 제조·개발을 넘어 브랜딩 컨설팅에까지 나서면서 초기 창업금만 있으면 누구나 브랜드를 창업할 수 있게 된 점도 한몫했다. 일각에선 진입장벽이 워낙 낮아 폐업률이 급등하는 등 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맥스, 한국콜마, 코스메카코리아 등 국내 주요 ODM 업체가 최근 ‘제조업자브랜드개발생산(OBM)’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고객사가 대략적인 아이디어만 가져가면 어떤 화장품이 잘 팔릴지, 어떤 제형과 유효성분이 좋을지, 어떻게 마케팅해야 하는지 등 창업에 필요한 대다수 과정을 컨설팅해준다. 화장품 제조와 성분 개발도 ODM사가 모두 맡는다.

화장품 창업은 팬덤이 탄탄해 구매 유도가 쉬운 국내외 인플루언서 사이에서 활발하다. 70대 유튜브 크리에이터 박막례 할머니의 ‘례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민 씨의 ‘세로랩스’ 등이 대표적이다. ‘메이드 인 코리아’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해외 기업들이 찾기도 한다. 태국 디지털 마케팅 기업이 출시한 뷰티 브랜드 ‘유스라보’ 등이 코스맥스의 OBM 프로그램으로 탄생했다.

K뷰티 성장세가 가팔라지면서 정보기술(IT), 식음료, 문구 업체 등 이종 산업에 있는 기업들도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모나미, 하이트진로 등이 대표적이다. 진입장벽이 낮아지며 브랜드 수도 급증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별다른 제조시설 없이도 사업자 등록이 가능한 화장품 책임판매업체는 2019년 1만5707개에서 지난해 2만7932개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단기간에 브랜드가 급증해 폐업률이 높아지고, 경쟁이 격화되는 등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식약처에 따르면 화장품 책임판매업체 폐업률(전체 업체 수 대비 폐업한 업체 수)은 2019년 5.6%에서 지난해 28%로 급등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