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을 옷에 쏘면 물 자국이 남지 않을까요. 사전 테스트는 철저하게 한 거죠?”
지난 21일 오후 4시30분께 서울 삼성동 코엑스 ‘한국전자전(KES) 2025’ 전시장 내 LG전자 부스 안이 분주해졌다. LG전자 국내 사업을 책임지는 김영락 한국영업본부장(사장·사진)이 부스 점검을 나와서다.
LG전자는 이날 부스에 연내 출시를 앞둔 여러 혁신 가전·TV 제품을 처음 공개했다. 빌트인형 청소 로봇 ‘히든 스테이션’을 비롯해 욕실 솔루션 ‘LG 바스 에어시스템’, 고압 스팀 다리미와 스팀 분사기, 다리미판 등을 합친 ‘LG 시스템아이어닝’이 대표적이다. 소비자용 시장뿐만 아니라 국내 고액 자산가 고객과 기업 등을 겨냥한 제품이다.
김 사장은 이날 전시 종료 시각(오후 5시)을 넘겨 약 45분간 이들 제품에 대해 ‘현미경 검증’을 벌였다. 특히 LG 시스템아이어닝 앞에선 5분 넘게 ‘소비자의 눈으로 제품을 설계하고 제작했는지’를 직원들에게 일일이 물었다. 그러면서 “고객이 실수로 다리미를 의류 위에 오래 놓더라도 옷감이 상하지 않게 해야 한다” “고객 친화적으로 다리미판을 개선해야 한다” 등의 제안을 쏟아냈다. 인공지능(AI) 홈 솔루션 전시에도 관심을 보였다. 고객에게 부품 교체 시기와 세제 부족 등을 알리는 AI 가전에 대해 “AI가 온라인 몰에서 세제 주문을 직접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했다.
직원들은 “회사 내에서도 책임감이 강하고 깐깐하기로 소문난 김 사장의 업무철학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1991년 LG전자에 입사한 김 사장은 영업, 마케팅, 전략, 재무, 해외법인 등 연구개발(R&D)을 제외한 전 사업 분야를 경험하며 노하우를 쌓았다. 2022년 말부턴 삼성전자와 가장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한국영업본부장을 맡아 ‘구독 사업’ 등을 통해 성과를 내고 있다. 이 덕분에 LG전자의 국내 매출은 2022년 33조2737억원에서 2023년 34조2719억원, 지난해 35조6758억원으로 매년 불어나고 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