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지식 인프라 새 거점 ‘경기도서관’ 개관

입력 2025-10-25 22:12


경기도 광역대표도서관인 경기도서관이 25일 문을 열고 도민과 첫 만남을 가졌다. '사람과 책, 그 사이 경기도서관'을 슬로건으로 내건 이날 개관식은 딱딱한 절차를 버리고 도서관 투어·토크·공연이 어우러진 '참여형 축제'로 진행됐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도지사로서 많은 준공식에 참석했지만 오늘이 가장 벅차다"며 "건물만 크게 짓는 도서관이 아니라 사람을 연결하는 살아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3년 전 착공식에서 점을 찍었다면 오늘은 선을 그은 날"이라며 "경기도서관이 대한민국에 단 하나뿐인 도서관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경기도서관은 '기후·환경', 'AI', '사람 중심' 세 가지 키워드를 담았다. 폐자재로 가구와 조형물을 만들고, 태양광·지열로 에너지를 충당한다. 또 'AI 스튜디오', 'AI 독서토론' 등 새로운 서비스를 시도하며, 어린이부터 어르신, 이주민까지 모두가 함께 배우고 소통하는 포용적 공간으로 운영된다.

이날 김 지사는 도서관을 안내하는 '첫 만남 투어'에 나섰다. 지역서점 대표, 건축가, 어린이 기자단과 대화를 나누며 "도민과 함께 도서관을 완성해 가겠다"고 말했다.

행사 하이라이트는 '사람과 책, 그 사이 이야기'라는 키워드 토크였다. 백은별 작가, 박위 작가, 김민식 독립서점 대표가 참여해 김 지사와 함께 '사람·책·도서관'을 주제로 토론했다. 객석의 도민들도 "내 인생을 바꾼 책"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며 소통했다.

김 지사의 고교 시절 은사인 이영복 선생은 "도서관은 정신의 양식 창고"라며 "김 지사가 학생 시절 백일장에서 두 번 장원할 만큼 많이 읽고 생각했던 학생이었다"고 회상했다.

이날 행사에는 윤희윤 국가도서관위원회 위원장, 마렉 레포브스키 슬로바키아 대사, 이진우 한국도서관협회장, 고도원 아침편지문화재단 대표 등 각계 인사가 참석했다. 도민들은 친환경 풍선에 '나의 독서 다짐'을 적어 천장으로 띄우는 퍼포먼스로 개관을 축하했다.

첫날 방문자는 2만2030명, 대출 권수는 3107권으로 집계됐다. 야외행사 '오감으로 독서하라!'에는 1620명이 참여했다.

윤명희 경기도서관장은 "오늘은 도서관의 첫 페이지를 연 날이자, 도민이 함께 써 내려갈 이야기가 시작되는 날"이라며 "사람과 지구, 기술과 감성이 만나는 도서관으로 진화하겠다"고 말했다.

경기도서관은 연면적 2만7795㎡로 전국 공공도서관 중 최대 규모다. 지하 1층부터 지상 5층까지 열람실, 전시·창작공간으로 구성됐고, 장서는 총 34만4216권(종이책 14만8181권, 전자책 19만6035권)이다. 경기도는 앞으로 5년 내 장서를 55만권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경기도서관은 현재 시범운영 기간으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밤 9시까지, 주말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회원은 일반회원과 도민회원으로 나뉘며, 내년부터는 1회 5권, 7일 연장 대출을 할 수 있다.

경기=정진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