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우 노무라 이코노미스트 "한국 반도체·집값, 슈퍼사이클 들어서"[ASK 싱가포르 2025]

입력 2025-10-27 12:30
수정 2025-10-27 17:02
이 기사는 10월 27일 12:3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7일 "한국 경제는 향후 반도체 활황과 주택 가격 상승이라는 두 가지 슈퍼사이클을 중심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수석은 이날 싱가포르 파크로얄콜렉션 호텔에서 열린 'ASK싱가포르 2025'에서 '한국 거시경제 전망: 주택과 반도체, 두 개의 슈퍼사이클'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은 예측을 내놨다.

우선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관련해 그는 "인공지능(AI) 관련 수요 증가와 세계적인 금융 완화 기조가 미국의 관세 압박에 따른 충격을 상쇄하고 있다"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며 반도체 가격이 추세적인 상승세에 접어들었다"고 설명했다. 데이터센터와 서버 관련 반도체 수요까지 늘고 있어 반도체 수출 확대가 지속될 것으라는 예상이다.

주택 가격의 슈퍼사이클을 예측하는 근거로는 구조적인 공급 부족 문제를 들었다. 이어 박 수석은 "반도체 호황과 완화적인 통화 정책으로 한국 가계의 경제적인 여건이 좋아지고 있다"며 "소비회복에 저축률까지 상승하고 있어 집값 추가 상승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같은 흐름은 세계 주요 국가의 경제 정책과 맞물려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측됐다. 박 수석은 "미국 Fed의 완화적인 통화 공급으로 반도체를 필요로 하는 설비에 대한 글로벌 투자가 촉진될 것"이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주요 국가의 선행 지표도 개선되고 있어 강력한 투자 사이클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근거로 그는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하는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기업 경기가 회복되는 가운데 집값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아 완화적인 금리 정책을 취하기 힘들다는 것이 이유다.

이재명 정부의 확장적 재정적책도 중요한 이유다. 그는 "2026년 정부 예산안의 재정 적자 목표는 기존 규칙인 3%보다 넓게 설정됐다"며 "앞으로 4년간 기업 연구개발과 산업 전환과 관련된 재정 지출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 수석은 "집값과 환율 안정 문제를 감안할 때 연 2.50%인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70%"라며 "집값 상승이 지속될 경우 금리를 오히려 높일 가능성이 인하 가능성보다 높다"고 강조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