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독자를 염두한 글을 쓴다. 보고서는 그 어느 글보다 독자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는 문서다. 보고서의 첫번째 독자인 상사에게 전해지는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상사의 필요와 기대를 충족시키는 과정은 꽤나 고통스럽지만, 분명한 건 그 험난한 과정이 비약적인 성과와 성장을 가져다 줄 것이다.
그렇다면 '상사는 어떤 정보를 필요로 할까? 그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무엇일까?' 이러한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상사의 관점을 바라보는 것이 보고서 작성법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상사가 데이터 중심의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라면, 우리는 그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수치와 그래프를 활용해야 한다. 반면, 전략적 사고를 중시하는 상사라면, 깊이 있는 분석과 통찰을 제공할 것이다. 이처럼 상사를 이해하는 것은 보고서 작성법의 첫걸음이다.
보고서의 목적을 분명히 하는 것은 또 다른 중요한 단계다. 상사가 원하는 결과를 달성하기 위해, 우리는 단순히 사실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고 의사 결정을 도와주는 방향으로 글을 써야 한다. 예를 들어, 특정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을 보고할 때는 현재의 상태를 명확히 하고, 문제점과 해결 방안을 제시하며, 향후 계획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상사가 쉽게 이해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아마도 ‘이것이 내가 원하던 바로 그 보고서야!’라고 소리 지르는 상사의 웃는 얼굴을 보게 될지도!
보고서는 상사와 소통할 수 있는 창구다. 업무와 관련된 대부분의 소통을 문서로 하기 때문이다. 보고서를 잘 쓰면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명확하고 간결한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 용어나 약어는 최대한 피하자. 꼭 써야만 한다면 부연 설명을 해주는 편이 좋다. 상사가 혼란을 느낄 수 있는 장치는 가능한 없애는 게 낫지 않을까? 쉽게 전달할 수 있는 방식으로 내용을 구성하여, 상사가 보고서를 쉽게 읽고 필요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런 세심한 배려는 결국 상사와의 신뢰를 두텁게 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보고서를 제출한 후, 상사의 피드백을 수용하는 것이다. 상사의 의견을 귀 기울여 듣고, 그에 맞춰 개선하는 자세야 말로 우리의 문서를 더욱 풍성하고 풍부하게 만드는 지름길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많은 전문가들은 이렇게 조언한다. “3번의 중간보고와 3번의 피드백은 갓벽한 보고서를 탄생시킨다”라고.
결국, 상사의 니즈를 충족시켜야 하는 보고서는 정보 전달을 넘어, 소통과 문제 해결을 위한 소중한 수단이 되어야 한다. 독자, 즉 상사의 요구를 정확히 이해하고, 그에 맞는 내용을 제공해야만 보고서는 더 큰 가치를 지닐 수 있게 될 것이다. 따라서, 보고서를 작성할 때는 항상 독자인 상사의 관점을 염두에 두고, 그에 맞는 최적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당신의 보고서를 읽는 고객은 ‘상사’다.
생택쥐페리는 ‘어린왕자’를 집필하는 내내 레옹베르트라는 단 한 사람, 그것도 어린이였을 그의 얼굴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해 글을 썼다고 한다. 그 결과 이 책은 어린이는 물론 어른에게도 두루 읽히는 명작이 됐다. 이제, 누구를 위한 글을 쓸 것인가를 고심해봐야 할 때다.
잊지 말자. 보고서 작성법의 핵심은 ‘당신’이 아니라 ‘상사’라는 것을.
글 그레이프이엔엘 이예지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