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年 8700억 내야 할 판"…역대급 규제에 '초긴장'

입력 2025-10-24 09:38
수정 2025-10-24 09:51

유럽연합(EU)이 철강 쿼터 총량을 대폭 줄이고 초과 물량에 대한 관세를 두 배 높이겠다고 예고하면서, 그동안 무관세로 철강을 수출해온 한국이 연간 8700억원대 관세를 물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재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충남 천안을)은 24일 "EU가 이달 7일 발표한 철강 수입쿼터(TRQ) 개정 초안대로라면 국내 철강 업계가 EU에 납부하게 될 관세는 8754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철강업계 상위 10개사 영업이익을 모두 합친 금액(2조9300억원)의 30%에 이르는 수준이다.

앞서 EU는 철강 쿼터 총량을 기존 3053만톤(t)에서 1830만t으로 47% 줄이고, 초과 물량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50%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한국은 EU에 철강을 무관세로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수출량은 381만5000t으로, 한국에 배정된 국가쿼터(263만6000t)와 글로벌 쿼터(117만9000t)를 활용해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쿼터가 47% 줄어들 경우 한국의 국가 쿼터는 139만7000t으로 감소해, 최소 123만9000t이 관세 적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의원은 ""공급과잉으로 이미 업계가 어려운 상황에서 EU 관세까지 현실화하면 국내 철강 산업 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다"며 "EU는 각국과의 협상을 거쳐 최종 쿼터 물량을 확정할 방침인 만큼 정부의 통상 협상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