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관세 비판 광고에…트럼프 "무역협상 중단"

입력 2025-10-24 17:32
수정 2025-10-25 00:5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와의 무역협상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캐나다에서 방영된 ‘관세 반대’ TV 광고를 협상 종료 이유로 꼽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SNS에 “캐나다와의 모든 협상을 즉각 종료한다”고 선언했다. 그는 “캐나다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관세에 부정적인 발언을 한 것처럼 꾸민 허위 광고를 내보냈다고 레이건재단이 방금 발표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제가 된 광고는 캐나다 온타리오주 정부가 제작한 것으로, 캐나다에 대한 미국의 상호관세가 장기적으로 미국인 삶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을 담았다. 외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 단기적으로 자국 일자리를 보호하는 듯 보이지만 결국 시장 침체와 대규모 실업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광고에는 레이건 전 대통령의 연설 영상이 삽입돼 그가 트럼프 대통령 관세 정책에 반대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영상에 포함된 연설은 1987년 미국이 일본산 반도체에 ‘100% 관세’를 매긴 뒤 레이건 전 대통령이 한 라디오 연설이다. 당시 레이건 전 대통령은 일본의 반덤핑 협약 위반을 지적하며 자유무역을 지지하는 신념을 밝혔다. 레이건재단은 성명을 내고 “해당 광고는 대통령 발언을 왜곡했으며, 온타리오주 정부는 연설 사용과 편집에 어떤 허가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가 미국 대법원과 하급 법원 판단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로 광고를 제작했다”며 “이는 명백한 정치적 개입 시도”라고 비판했다. 최근 미국 법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각국에 부과한 상호관세가 위법하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상호관세 근거가 된)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은 대통령에게 수입 규제 권한을 부여하지만, 의회를 거치지 않은 행정명령으로 관세를 부과할 권한까지는 허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은 첫 심리가 오는 11월 5일 열릴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는 미국 안전과 경제를 지키기 위한 핵심 도구”라며 “캐나다의 이런 비열한 행동에 따라 모든 협상을 종료한다”고 말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