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축제 참여 대학생, 시·축제업체 고소…"워터건 맞아 얼굴·손 부상"

입력 2025-10-24 17:26
수정 2025-10-24 17:27

지난 8월 경기 안산시에서 열린 물축제에서 워터건(고압세척기)에 맞아 얼굴 등을 크게 다친 대학생이 안산시와 안산문화재단, 공연업체 관계자들을 고소해 경찰이 수사 중이다.

2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8월 15일 안산시와 안산문화재단이 안산문화광장과 광덕대로 일원에서 개최한 '안산서머페스타 2025 물축제 여르미오' 행사장 무대에서 발생했다.

피해자 A씨가 제보한 영상에는 이날 오후 6시 20분~30분께 관내 대학의 노래 동아리 소속 학생 5명이 공연하는 모습이 담겼다.

공연자에는 A씨가 포함됐고, 그가 마이크를 들고 노래를 하던 중 공연 스태프로 보이는 누군가가 무대 위에 워터건을 올렸다.

이어 다른 공연자 B씨가 이 워터건으로 관객 쪽을 향해 물을 쏘면서 움직이던 중 A씨의 얼굴 쪽으로 갑자기 워터건이 향했다.

깜짝 놀란 A씨가 고개를 급히 돌렸지만, 강력한 물줄기에 맞은 그의 얼굴에서 피가 흘렀고, 곧바로 무대에서 내려와 인근 고대안산병원 응급실로 이동해 치료받았다.

A씨는 왼쪽 손등 10㎝, 얼굴 정면 왼쪽 입술~귓바퀴~정수리까지 40~50㎝가량 찰과상을 입었고, 귀 뒤쪽은 2.5~3㎝가량 찢어져 병원 응급실에서 봉합수술을 받았다.

이후에도 A씨는 피부과에서 얼굴과 손등에 대한 치료를 받았지만, 병원 측으로부터 흉터가 남을 수 있다는 진단을 받고 현재까지 통원 치료 중이다.

A씨와 가족들은 이 사고와 관련해 안산문화재단 직원 2명과 안산시 공무원 1명, 물축제 행사용역업체와 특수효과연출 용역업체 등 5명을 업무상과실치상과 공연법 위반 혐의로 안산단원경찰서에 고소했다.

A씨 측은 "사고를 당하고 공연업계 쪽에 물어보니 문제의 워터건은 사고위험이 있어 정상적인 업체에서는 무대공연에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면서 "아울러 당시 공연자들은 예고 없이 건네받은 워터건을 리허설은 물론 공연 전에도 본 적도 없고, 사용법조차 들은 적이 없어 위험함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안산시나 안산문화재단에서 공연 전 안전교육을 받은 적도 없다고 한다"면서 "지금 시와 재단 누구도 책임지려고 하지 않는다. 이런 사고가 어떻게 났고,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 경찰 수사를 통해 밝히기 위해 고소했다"고 밝혔다.

안산문화재단 측은 "공연하다가 우발적으로 사고가 났다. 사태가 위중하다고 보고 곧바로 피해자를 병원으로 데려가 치료받게 했다"면서 "피해자 측이 보험 처리도 거부하고 있고, 우리를 고소해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고소인 및 피고소인 조사를 진행 중이다.

한편, 피해자 가족은 워터건을 쏜 공연자 B씨에 대해서도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고발했지만, 경찰은 공연 중 물총에서 워터건으로 교체된 점, 안전교육을 받지 못해 위험성을 예견하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해 불기소처분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