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서 피신 왔어요" 북적북적…다들 어디갔나 했더니

입력 2025-10-26 15:59
수정 2025-10-26 16:00
최근 아침 기온이 10도 아래로 떨어지는 등 날씨가 부쩍 쌀쌀해지면서 백화점 등 쇼핑몰이 손님으로 북적이고 있다. 야외를 피해 따뜻한 실내 공간을 찾는 발길이 늘어난 데다가 아우터 등 겨울 상품을 장만하려는 소비자가 몰리면서다. 다음주 한파 수준 강추위가 예보된 만큼 이 같은 수요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26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기온이 떨어진 지난 18일~21일 나흘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 뛰었다.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 매출은 약 19% 늘었으며 현대백화점도 약 12% 증가했다. 작년보다 이르게 찾아온 추위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주 내내 가을비가 내리면서 한낮에도 최고 기온이 20도 아래로 떨어지는 등 쌀쌀한 날씨가 이어졌다.


이 틈을 타 겨울 쇼핑 수요를 잡기 위해 백화점들이 일제히 할인 행사 진행한 게 매출을 끌어올리는 데 한몫했다. 롯데백화점은 ‘구스&울페어’ 침구 행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본점에서는 파라점퍼스, 무스너클 등 프리미엄 패딩 브랜드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본격적으로 겨울 아우터를 구매하려는 고객들이 몰리면서 패션 상품군에서 매출이 두 자릿수 신장률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도 목동점, 무역센터점 등 주요 점포에서 노비스, 캐나다구스 등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 팝업을 진행했으며 신세계백화점 역시 이번 주말까지 150여개의 패션 브랜드가 참여하는 '멘즈위크'와 '우먼스위크'를 운영한다.

백화점이 쇼핑 수요 선점에 적극적인 이유는 4분기가 업계 최대 대목이라서다. 겨울철 날씨가 추워야 헤비 아우터 등 단가 높은 제품의 판매가 늘고 연간 매출 증가도 기대할 수 있다. 지난해는 겨울 내내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다가 올 초 늦추위가 찾아왔는데 국내 주요 백화점에선 겨울 초입이었던 지난해 11월보다 오히려 올해 1~2월에 두꺼운 외투가 더 잘 팔렸다. 백화점들이 날씨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복합쇼핑시설도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 18~21일 기준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나 뛰었다. 패션(43.7%), 식음료(36.1%), 리빙(14.5) 등 시설 내 모든 카테고리에서 매출이 고르게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 송파구에 있는 롯데월드몰의 방문객 수 역시 30% 늘었다. 복합쇼핑몰은 백화점에 비해 팝업이나 식음 매장의 종류가 다양해 소비자 발길이 더 몰리는 경향이 있다.


날씨가 추워질수록 실내 쇼핑 수요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번 일요일 밤부터 북쪽 찬 공기가 유입돼 다시 강추위가 찾아올 것으로 예보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다음주 월요일 전국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도~영상 11도로 평년보다 낮으며 최고기온도 영상 9도~15도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통상 여름철에 휴가 수요와 맞물리면서 매출이 정점을 찍은 후에 잠깐 주춤했다가 날이 추워지면 다시 고객이 늘어나는 패턴이 반복된다”며 “올해는 작년보다 추위가 일찍 찾아오면서 매출 회복 시점도 빨라졌다”고 말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