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옷·죽음을 춤사위로…국립무용단 ‘안무가 프로젝트’ 내달 개막

입력 2025-10-24 17:08
수정 2025-10-24 17:09
인간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된 인공지능(AI)부터 죽음까지 심오한 소재를 한국무용으로 풀어낸 무대가 다음 달 막을 올린다.



국립극장은 올해 초 공개모집으로 선발한 안무가 세 명의 작품을 동시에 선보이는 ‘2025 안무가 프로젝트’를 다음 달 6~9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선보인다고 24일 밝혔다. 안무가 프로젝트는 최호종·정보경·이재화 등 주목받는 차세대 안무가들이 거쳐 간 창작 지원 프로그램으로 선발된 안무가는 자문, 무대 제작 등의 지원을 받는다.

이번에는 여성 안무가 세 명의 작품이 관객들을 만난다. 먼저 정소연은 인간과 AI의 공존을 주제로 곡선미가 두드러진 춤사위를 만들었다. 음악은 무속 장단, 재즈, EDM 등 이채로운 음악이 교차하며 낯선 긴장감을 유발한다. 정소연은 지난 23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분장동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간이 AI와 함께 살아가며 놓치지 말아야 할 가장 인간다운 것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며 “인간다움의 훼손이 아닌 확장을 한국무용으로 풀어봤다”고 설명했다.



이지현의 ‘옷’은 옷의 글자 형태가 사람의 실루엣을 연상시킨다는 데서 출발한 재치 있는 작품이다. 옷에 대한 인간의 욕망, 옷이라는 사회적 가면을 쓴 현대인 등 옷과 연관된 다양한 주제를 펼쳐낸다. 헐렁한 재킷을 입은 무용수들이 팔을 감싸 안고 군무를 추는 장면이 특히 인상적이다. 이에 대해 이지현은 “감추고 싶은 것들이나 원하는 것들을 뺏기지 않으려는 모습”이라며 “결국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으면서 팔을 펼치고 사회에 맞춰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박수윤은 죽음을 비극이 아닌 축제로 바라보는 ‘죽 페스’(죽음 페스티벌의 줄임말)를 선보인다. 그는 “누군가의 마지막 순간을 마주했을 때 무섭고 두려운 게 아니라 빛이 나고 평온해 보이던 개인적 기억이 있다”며 “삶을 다시 바라보며 위로와 회복이 되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죽 페스’에선 무용수들이 땀을 뻘뻘 흘릴 만큼 고난도 동작이 많다. 박수윤이 그리는 사후는 발이 눈이 되고 손이 입이 되는 전복적 세계다. 그래서 무용수들은 경사진 무대 위에서 물구나무를 서듯 거꾸로 몸을 일으킨다. 음악은 드럼, 클라리넷 등으로 구성된 라이브 밴드가 함께 한다.

<!-- notionvc: 199866f1-4b52-4583-8035-1d6cd31fe873 -->허세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