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보다 더 올랐다..."맞춤형 칩으로 데이터센터 장악" [핫픽!해외주식]

입력 2025-10-27 08:00
"네트워크가 곧 컴퓨터다.(The network is the computer)"

혹 탄 브로드컴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9월 3분기 실적발표에서 인공지능(AI) 인프라로서 자사의 네트워크 장비의 경쟁력을 강조하면서 언급한 말이다. 그의 말과 같이 브로드컴은 최근 AI용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네트워크 칩과, 맞춤형 반도체(ASIC)를 앞세워 사상 최대 매출을 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엔비디아가 그래픽처리장치(GPU)로 AI의 두뇌 역할을 만든다면, 브로드컴은 GPU의 네트워킹을 통해 두뇌가 100%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신경망'을 만든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구글·메타 등 AI빅테크가 주고객
브로드컴(티커 AVGO) 주가는 지난 24일 나스닥시장에서 전날보다 2.86% 오른 354.13달러를 기록했다. 회사 주가는 올해 들어 52.6% 오르며 꾸준히 상승세다. 같은 기간 경쟁사인 엔비디아의 주가 상승(34.6%)을 웃돈다.

현재 브로드컴은 크게 AI반도체 수요에 따른 맞춤형 반도체(ASIC), 네트워크 장비, 소프트웨어 등 '삼각 모델'을 매출의 주축으로 삼고 있다. ASIC은 AI모델의 추론 연산 등 특정 문제만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풀기 위해 제작된 '전용 계산기'다. 다목적 연산에 쓸 수 있는 '범용 GPU'를 만드는 엔비디아와 차별화된 점이다.

ASIC은 특정 연산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GPU와 비교해 압도적인 전력 효율성이 있다. 브로드컴의 ASIC은 일반적 동일 성능 칩 대비해 30~40% 가량 전력 사용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막대한 전력을 쓰는 AI데이터 센터에서 선호되는 이유다.

네트워크 장비의 경우 AI데이터센터에 쓰이는 고성능 '이더넷 스위치 칩' 시장에서 점유율 7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토마호크' 시리즈 칩이 대표적으로 이 칩은 AI학습시 발생하는 막대한 GPU 간 실시간 데이터 통신을 처리한다. 브로드컴의 네트워크 장비가 개방형 국제 표준 '이더넷'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개방성을 가진 점도 강점이다.

고객사(데이터센터)가 특정회사의 독자 네트워킹 기술에 종속되지 않아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 부문은 2023년 회사가 클라우드 컴퓨팅 제공업체 'VM웨어'를 인수하면서 확장된 기업용 클라우드 인프라 솔루션이 주요 매출이다.

이같은 ASIC칩과 스위치 칩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 AI 데이터센터 투자를 주도하는 빅테크들이 브로드컴의 주 고객들이다. 이미 구글의 AI칩 ‘TPU’와 메타의 자체 AI칩 'MTIA' 개발 프로젝트에 핵심 설계 파트너로 참여 중이다.

이달 들어 오픈AI와 약 10GW 규모 AI칩 및 네트워크 시스템 공급계약도 체결했다. 구체적 계약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블룸버그통신은 "10GW 기준으로는 총 3500억달러(약 499조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같은 AI 인프라 수요가 늘면서 최근 실적도 증가세다. 지난달 발표된 브로드컴의 3분기 매출은 159억5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 매출을 냈고, 영업이익도 58억87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55% 늘었다. 탄 CEO는 "3분기에 AI 관련 매출이 63% 늘어 52억달러에 달했다"며 "4분기 회사 매출은 174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웰스파고 '중립'…"공급망 병목 문제 가능성 우려"
오픈AI와의 대규모 공급 계약 체결 후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브로드컴에 대한 목표주가를 잇따라 올리고 있다. JP모건은 목표 주가를 400달러로 상향 조정했고, 투자은행 파이퍼샌들러 역시 375달러로 올렸다. 키코프 및 바클레이스는 각각 460달러, 450달러 목표가를 내놓아 가장 높았다. 투자전문 매체 테크스톡은 "순수한 칩 제조업체와 달리 매출의 42%를 차지하는 소프트웨어 사업(VM웨어)을 보유해 현금흐름이 안정적인 게 강점"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웰스파고는 현재 주가 수준인 345달러로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했다. 주가가 이미 고평가돼 있는 데다, 맞춤형 반도체 물량 공급이 본격화되는 2026~2027년께 첨단 패키징·HBM(고대역폭메모리) 반도체 공급망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브로드컴이 팹리스기업인 만큼, TSMC와 같은 특정 파운드리 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브로드컴의 최근 12개월 주가수익비율(PER)은 86배 수준으로 업계 평균 수준보다 높은 편이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