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막판 조율에 접어든 미국과의 관세협상과 관련해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 결과’에 결국 이르게 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23일 공개된 미국 CNN과의 인터뷰(지난 22일 녹화)에서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세협상을 타결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는 동맹이며 서로 상식과 합리성을 공유하고 있다”며 “미국은 민주주의의 가치와 자유시장경제 시스템을 선도하는 나라인 만큼 결국 합의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가 지속적으로 요청하는 ‘상업적 합리성’을 미국 정부가 결국 이해할 것이란 의미로 해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선불 투자’ 요구를 두고 미국에서도 비판이 나온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이 대통령은 “(양국의 입장 차이를)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며 신중한 입장을 드러냈다. APEC 정상회의 기간에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한·미 정상회담 이후에도 협상이 계속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경제, 기술, 군사 등에서의 대미 관계를 강조하며 “해당 분야 전문성을 미국과 공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또 “과거 미국의 많은 지원을 받았다”며 “제조업을 진흥하려는 미국의 노력을 지원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중국 기업이 상당 부분 한국을 추격하고 일부는 앞질렀다”면서도 “(반도체, 자동차 등) 많은 영역에선 한국 기업이 앞서 있다”고 진단했다.
이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 도중 미·북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낮다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이 대통령은 “만약 미국과 북한 정상이 갑자기 만나게 되면 그것은 좋은 일”이라며 “전격적으로 만날 수 있다면 전적으로 환영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평화를 이루고자 하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한마디 해달라는 요청에 이 대통령은 “서로 만나 대화하는 것이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