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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가 사상 최대 분기 매출에도 순이익이 감소하며 주가가 하락했다. 증권가에선 신사업 기대가 주가에 과도하게 반영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테슬라는 올 3분기 매출이 280억9500만달러(약 40조48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1.6% 증가했다고 22일(현지시간) 밝혔다. 분기 기준 역대 최고 기록으로 시장 컨센서스(263억7000만달러)를 웃돌았다.
이 가운데 자동차 부문 매출은 작년 3분기 200억달러에서 6% 증가한 212억달러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전기차 한 대당 최대 7500달러까지 지원한 세액공제를 지난 9월 30일 종료하기 전 수요가 몰린 영향이다.
테슬라의 3분기 차량 인도량은 49만7099대로,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했다. 에너지 생산·저장 부문 실적도 호조를 보였다. 이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4% 늘어난 34억2000만달러(약 4조9280억원)로 테슬라 사업 부문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매출이 증가했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했다. 테슬라의 3분기 순이익은 13억73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6.8% 급감했다. 주당순이익(EPS)은 50센트로 지난해 같은 기간(72센트)보다 줄었고, 시장 전망치(54센트)도 밑돌았다. 테슬라는 수익성 악화 원인으로 인공지능(AI) 및 기타 연구개발(R&D) 프로젝트 운영비와 구조조정 비용 증가, 탄소배출권 판매 수익 감소, 관세 영향 등을 꼽았다.
테슬라 주가는 최근 6개월간 약 75% 급등했다. 같은 기간 나스닥지수 상승률(36.10%)의 두 배에 달한다. 월가에선 이 같은 상승률이 과도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이달 들어 테슬라 목표주가를 제시한 북미 투자은행(IB) 15곳의 평균 목표주가는 391달러로, 이날 애프터마켓 종가보다 약 8% 낮다. 테슬라 목표주가를 150달러로 제시한 JP모간은 “3분기 매출 강세만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보기엔 이르다”고 평가했다. 전기차 세액공제 종료 직전에 수요를 끌어당긴 측면이 있고, 향후 전기차 수요가 둔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월가는 테슬라의 중장기 주가 향방이 자율주행·로보택시, 휴머노이드 로봇 등 신사업 성과에 달렸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테슬라 주식에 ‘매도’ 의견을 내고 목표주가 250달러를 제시한 모닝스타의 세스 골드스틴 수석연구원은 “현재 테슬라 주가엔 자율주행형 로보택시 등 신사업 기대가 너무 이르게 반영돼 있다”며 “로보택시 전면 출시까지는 여러 해가 걸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웨드부시증권은 테슬라 목표주가를 600달러로 제시했다. 테슬라 낙관론자로 알려진 대니얼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연구원은 “테슬라는 ‘AI 황금기’를 앞두고 있다”며 “내년 말께 로보택시, 휴머노이드 로봇, AI 칩 등에서 확실한 선도주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