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통신업계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스페이스X의 자회사인 스타링크가 구현하려는 저궤도 위성과 스마트폰 간 직접 연결 방식인 ‘다이렉트투셀’(DTC)이 인공지능(AI) 시대의 새로운 통신 표준이 될 수 있어서다. 머스크 CEO는 최근 “2년 안에 새로운 칩을 통해 지역 통신사를 거치지 않고도 휴대폰을 스타링크 위성에 직접 연결해 어디서든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스페이스X는 지난달 미국 통신기업 에코스타와 50㎒ 무선 주파수 대역 및 글로벌 이동위성서비스(MSS) 주파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쏟아부은 돈은 170억달러(약 24조원)에 달했다. 그윈 샷웰 스페이스X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달 16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우주사업주간 콘퍼런스에서 “조만간 단말기와 직접 연결되는 차세대 스타링크 위성을 발사할 계획”이라며 “내년 말 휴대폰으로 테스트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코스타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려면 이와 호환되는 탑재체를 갖춘 차세대 위성을 배치해야 한다. 더 빠르고 안정적인 음성·데이터 서비스를 위해선 위성통신에 최적화한 새로운 AI 모뎀 칩이 필수다.
샷웰 COO는 “이를 위해 칩 제조업체들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궤도를 돌고 있는 1만 기 이상의 스타링크 위성 중 직접 통신 기능을 갖춘 위성은 600여 기다. 이 위성들은 약 550㎞ 궤도를 도는 기존 스타링크 위성보다 훨씬 낮은 360㎞ 저궤도를 돈다.
브렌던 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은 스페이스X의 주파수 매입에 대해 “(이동통신망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잠재적인 게임 체인저”라고 말했다. 컨설팅업체 퀼티스페이스의 킴 버크 이사는 최근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결국 이동통신 사업자로 나서는 것이 스페이스X의 최종 목표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