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에 사는 30대 부모 A씨는 최근 강남역에서 ‘엄마아빠택시’를 호출했지만 배차 지연으로 두 시간 가까이 발이 묶였다. 그는 “아이 예방접종을 마치고 집으로 가려 했는데 몇 번은 배차가 아예 안 됐고, 결국 카페에서 두 시간을 기다린 끝에 겨우 택시를 타고 돌아왔다”고 말했다.
저출산 대책으로 도입된 ‘엄마아빠택시’가 요금 부담과 배차 지연에 막혀 정작 필요할 때 쓰기 어렵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예약·대기에 막혀 실제 이용은 몇 차례에 그치고, 연말 일괄 소멸되는 규정까지 겹쳐 체감 효용이 낮다는 것이다. 자치구 재정 격차에 따른 이용 편차도 심해 성북·중랑 등 일부 구에 이용이 몰리고 다른 권역은 등록 영아 대비 이용률이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시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엄마아빠택시’ 예산은 23억8850만원이다. 지난달 기준 집행액은 17억7925만원으로 집행률은 74.5%다.
‘엄마아빠택시’는 서울시가 저출생 대응 차원에서 24개월 이하 영아 가정의 이동을 돕는 맞춤형 교통 서비스다. 영유아 동반 외출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택시 포인트 10만원(1점=1원)을 지급하며, 전용 앱 호출로 이용한다. 이 사업은 2023년 16개 자치구 시범을 거쳐 2024년 전 자치구로 확대됐다.
해당 사업은 운영사가 매월 사용된 포인트만큼 자치구에 청구해 정산하는 구조로, 부모가 쓰지 못한(또는 안 쓴) 포인트는 매년 12월 전액 소멸된다. 실제 소멸률은 2023년 18.5%에서 지난해 27.9%로 9.4%포인트 올랐다.
이용자 불만도 크다. 서울시가 지난해 ‘엄마아빠택시’ 이용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만족도 조사 결과 “요금이 비싸다” 61.7%, “대기 시간이 길다” 59.4%로 집계됐고, 운영 대수도 2023년 1052대 → 2024년 728대(?30.8%)로 줄었다. 현재 운영사는 타다·파파 2개사이며, 즉시호출 기본요금 5000원, 예약호출 기본 약 1만 원 등 요금 구조가 일반 택시보다 높다.
지역별 편차도 뚜렷하다. 지난달 기준 이용 인원은 성북구 2236명, 중랑구 2176명, 노원구 2254명, 강동구 3246명 등 동북·동남권 일부 구에 집중됐다. 반면 남서·도심권 일부 구는 등록 영아 대비 이용률이 절반에도 못 미쳤다. 자치구가 예산의 절반을 분담하는 구조라 재정이 열악한 구일수록 홍보·운영이 위축되는 실정이다.
서울시는 다수 사업자 참여와 예약요금 인하 등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요금·배차·지역 격차라는 구조적 한계가 얽혀 있어 현장의 체감 개선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한병도 의원은 "'엄마아빠택시’의 취지는 좋지만 요금이 비싸고, 배차가 느리고, 쓰지 않으면 포인트가 사라지는 구조로는 부모의 부담을 덜 수 없다"며 "서울시는 요금 현실화와 함께 이용 가능 시간을 넓히고, 자치구 간 예산 격차를 줄여 실질적인 돌봄 교통망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밝혔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