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소부장·증권株 사들인 국민연금

입력 2025-10-22 17:35
수정 2025-10-23 00:32
주식시장 ‘고래’ 국민연금이 지난 3분기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종목의 지분을 주로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국민연금공단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3분기 기준 국민연금이 지분 5% 이상을 신규 취득했거나 지분율에 변동이 생긴 종목은 모두 122개, 이 중 지분율을 확대한 종목은 54개였다.

국민연금이 가장 많이 지분을 늘린 종목은 반도체 소부장주로 불리는 대덕전자로, 종전 대비 4.49%포인트 늘어난 12.87%로 공시했다. 국민연금 매수세에 힘입어 대덕전자 주가도 지난 9월 이후 이날까지 30% 넘게 올랐다.

국민연금은 다른 반도체 소부장 기업 비중도 적극 늘렸다. 솔브레인(4.77→5.02%), 에스앤에스텍(4.99→5.02%), 테스(6.08→6.11%), ISC(4.95→5.15%), 케이씨텍(7.55→8.55%), 유진테크(4.96→5.01%) 등의 지분을 추가로 확대했다.

레거시(범용) 반도체 업황 회복이 국내 소부장 기업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면서 선제적으로 반도체 소부장주 비중을 늘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소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반도체 선단 공정에 따른 투자가 증가하면서 연말 소부장 기업의 실적도 덩달아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증시 활황에 따른 수혜주인 증권주도 적극 담고 있다. 국민연금은 보유한 미래에셋증권 지분을 기존 6.15%에서 7.15%로 1%포인트 높였다. 대신증권 지분율도 5.00%에서 6.05%로 늘렸다. 시장에선 강력한 부동산 정책 영향으로 시중 자금이 증시로 유입되면 증권사 실적이 더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한·미 관세협상 타결 기대로 주목받고 있는 자동차 부품주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7.01→8.01%)와 에스엘(8.26→9.26%)의 보유 지분율도 확대했다.

반면 내수 경기와 밀접한 건설·식료품·유통 업종 비중은 줄였다. 현대건설 지분은 6월 말 11.63%에서 현재 9.97%로 축소했다. 최근 정부의 부동산 수요 억제책이 나오면서 건설 업종 전망이 어두워졌다는 게 증권가의 대체적인 평가다. 이마트(12.19→9.99%) 농심(9.99→8.94%) CJ제일제당(10.83→9.81%) 롯데칠성음료(7.65→6.65%) 등 주요 유통·소비재 업종 지분도 줄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