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너무 많아요"…카톡 개편 역풍에 광고주 행사도 미뤘다 [강해령의 테크앤더시티]

입력 2025-10-22 16:47
수정 2025-10-22 17:21


카카오가 이달 28일 주최하려고 했던 자사의 대규모 광고주 세미나를 내년 상반기로 돌연 연기했다. 지난달 단행한 카카오톡 플랫폼 개편을 통해 광고 전략을 강화하고 수익 확대를 노렸지만, 이용자 불만이 폭주하면서 플랫폼 구조 수정은 물론 광고 전략 전반을 재검토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진행하려고 했던 광고주 세미나를 내년 상반기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코엑스 그랜드볼룸은 최대 18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최대 행사장이다. 당초 카카오톡 플랫폼에 광고를 하고 있거나 집행을 계획하고 있는 관계자들을 초청해 회사의 광고 전략을 대대적으로 소개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 사안에 대해 "내년 광고 계획까지 포함해 진행하는 것으로 의사결정해 순연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광고주 행사는 지난달 있었던 플랫폼 개편과 관련이 있다. 회사는 지난 9월 '이프(if) 카카오' 행사에서 15년 만에 전면적인 카카오톡 플랫폼 개편을 단행했다.

우선 하단 탭 구조 변경과 함께 친구탭·채팅탭·지금탭 등 주요 탭에서의 기능과 UX 변화가 있었다.

특히 친구 탭은 기존 가나다 순의 친구 목록 대신 피드형 UI를 적용해서 프로필 변화나 게시물을 한번에 볼 수 있도록 하는 큰 변화를 줬다.

또한 자체 AI 모델인 카나나를 도입하고 오픈AI의 챗GPT까지 카카오톡 안에 탑재한다는 전략까지 공개했다.

이러한 플랫폼 변화는 카카오의 광고 매출 전략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 친구탭의 경우 독자들의 게시물 사이사이에 광고를 도입하고, '지금탭'에서 숏폼 콘텐츠 광고를 넣으면서 이용자들의 체류시간 증가→광고 효율 상승→회사의 수익 증대까지 노렸다.

하지만 카카오의 개편 선언 이후 이용자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친구탭의 피드형 구조는 "카카오톡이 인스타그램처럼 변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새로운 광고 포맷이 늘어나면서 "광고 중심 개편"이라는 비판에도 직면했다.

논란이 커지자 카카오는 이용자 불편을 고려해 친구탭을 기존 구조로 되돌리는 보완 업데이트를 올 4분기 내에 진행하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이에 따라 카카오 내에서는 광고 전략까지 전면 재수정하는 작업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광고주 세미나를 연기한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카카오 측은 플랫폼 수정 이후 광고 전략 변화에 대해 "지금 준비 중인 내년 방향성을 포함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카카오의 올 3,4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의 올 4분기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은 각각 2조 1383억 원, 187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26%, 149.10%씩 증가한 수치다.

한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업데이트 전에 이미 집행한 광고 실적이 반영되면서 실적 성장이 예측된다"면서도 "다만 플랫폼 수정이 이뤄진 내년 1분기부터 광고 실적이 꺾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강해령 기자 hr.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