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과 담판 앞두고…美·호주·日 '희토류 동맹'

입력 2025-10-21 17:56
수정 2025-10-22 01:42
미국이 호주와 희토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맞서 세계 4위 매장량을 확보한 호주와 손을 잡은 것이다. 미국이 투자하기로 한 호주 희토류 프로젝트에는 일본도 포함돼 있다. 이 때문에 이번 협력은 중국의 희토류 시장 장악에 맞선 미국 호주 일본 등 자유 진영의 ‘희토류 동맹’ 성격이 강한 것으로 분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핵심 광물 및 희토류의 안정적 공급망 확보를 위한 미·호주 프레임워크’에 함께 서명했다.

협정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관련 협상이 “4~5개월간 이어졌다”며 “약 1년 뒤면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많은 핵심 광물과 희토류를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앨버니지 총리는 “이 협정에 따라 미국과 호주가 6개월간 85억달러 규모 파이프라인에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씩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양국이 6개월간 30억달러 이상을 핵심 광물 프로젝트에 공동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혀 수치상 차이가 있다.

앨버니지 총리는 이번 협정에 대해 “3개 그룹의 공동 프로젝트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호주와 미국의 공동 투자 외에) 광물 가공을 포함한 미국의 투자 프로젝트, 호주가 투자하는 것도 있다”며 “이 중 하나는 미국 호주 일본이 투자하는 것”이라고 했다.

미국 호주 일본의 공동 프로젝트는 서호주 지역에서 연간 100t급 갈륨 정제소를 건설하는 투자 사업이다. 앨버니지 총리는 발표문에서 “갈륨은 국방 및 반도체 제조에 필수 자원”이라며 “이 프로젝트로 세계 갈륨 생산량의 최대 10%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사업은 미국 알루미늄 제조 기업인 알코아와 일본 에너지·금속광물지원기구(JOGMEC), 종합상사 소지쓰 등이 협업하고 있다.

미국과 호주, 일본의 삼각 협력은 희토류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이달 말 경북 경주에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의 협상력을 떨어뜨리려는 계산도 깔려 있을 수 있다. 중국은 지난 9일 역외에서 생산된 희토류의 수출 통제를 강화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은 이미 감소하는 추세다.

미국과 호주는 “국방 및 첨단 기술 제조업 기반을 뒷받침하는 데 필요한 핵심 광물과 희토류의 안정적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며 공동 협력의 목표를 분명히 했다. 희토류 수입 물량의 90%를 중국에 의존했다가 2010년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분쟁 과정에서 중국의 희토류 공급 중단 조치에 충격을 받은 일본도 희토류 확보에 적극적이다. 일본은 호주 마운트웰드 광산과 베트남 매장지에 수억달러를 투자해 공급망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 같은 희토류 동맹은 영국 프랑스 등 주요 유럽 국가로 확장될 가능성도 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호주가 영국을 포함한 동맹국에 광물 비축량 지분을 판매할 의사가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정상회담에서 핵잠수함의 호주 판매를 추진할 계획도 밝혔다.

김동현/이혜인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