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세장에 외면받는 커버드콜

입력 2025-10-21 17:33
수정 2025-10-22 00:53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자 커버드콜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시장이 급등할 때 상대적으로 낮은 성과를 내는 특징 때문이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주일 동안 개인투자자는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을 549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이 기간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1044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개인 순매도가 몰렸다. ‘KODEX 금융고배당TOP10타겟위클리커버드콜’(25억원) ‘PLUS고배당주위클리고정커버드콜’(21억원) 등 다른 국내 증시 기반 커버드콜 상품에서도 자금이 유출됐다.

같은 기초지수라도 커버드콜 전략을 활용하지 않고 주식에 투자하는 상품엔 자금이 몰렸다. 개인들은 코스피200지수에 투자하는 ‘KODEX 200’을 118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개인은 ‘KODEX 금융고배당TOP10’도 같은 기간 50억원어치 사들였다.

국내 증시 커버드콜 상품에서 자금이 이탈하는 건 급등장에서 불리한 커버드콜 전략 때문이다. 커버드콜 전략은 주식을 매수하는 동시에 콜옵션(주식을 미리 정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매도한다. 미래의 주가 상승분을 일부 포기하면서 콜옵션을 매도해 얻는 옵션 프리미엄을 가져가는 구조다. 옵션 프리미엄을 받기 때문에 하락장에선 수익률을 일부 만회할 수 있다. 주가가 완만하게 오를 때에야 기초자산 상승분과 옵션 프리미엄을 함께 누릴 수 있어 가장 유리하다는 의미다. 한 운용사 ETF 담당 임원은 “커버드콜 ETF는 기초자산 상승폭을 따라갈 수 없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며 “특히 상승장에선 수익률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